[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21일 무기한 집단 업무 중단에 돌입한 가운데, 온라인 공간에서는 의사들의 이유 있는 파업을 이해하는 목소리와 코로나19 대유행 속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대전협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 3차 단체행동'을 시작했다. 21일에는 인턴과 레지던트 4년차, 22일엔 레지던트 3년차, 23일엔 레지던트 1~2년차가 파업을 시작한다.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은 지난 7일 집단휴진, 14일 대한의사협회의 1차 전국의사총파업 참여에 이어 3번째다.
현재 대전협은 △의대 정원 확충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의료 정책의 전면 재논의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의료계는 특히 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국내 의사 증가율이 OECD 평균보다 높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한편 대전협은 △인턴들의 전공의 시험 거부 △레지던트 4년차들의 전문의 시험 거부 △전체 전공의 사직서 작성 등의 투쟁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22년부터 10년간 매년 최대 400명 증원해 총 4000명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의 지역격차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의사의 경우 지역 의료기관 필수 의료 분야에서 10년간 근무하도록 하고, 지키지 않으면 장학금 환수와 면허 취소가 뒤따르게 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에서는 의사들의 파업을 이해하는 목소리와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뉘고 있다. 파업을 지지하는 쪽은 "정부는 이 중요한 시점에 이해관계자와 협의도 없이 중요한 일을 밀어붙이는가", "코로나 진정되고 의료계와 협의해서 해도 될 문제 아닌가", "대한민국 전공의의 이유있는 파업, 비판하고 싶지않다. 그들도 우리 국민"이라는 목소리가 있따. 비판하는 쪽에서는 "지금 의사들이 파업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방역을 방해하는 것이다", "위기상황에 집단이기주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진보논객인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우리나라 의사 수가 유럽에 비해 다소 적은 것은 맞지만, 의료접근성 면에서는 세계 1위다. 실제 국민 1인당 연평균 17회의 외래진료를 받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OECD 평균은 7.4회)"며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못받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오히려 의사가 많은 유럽은 전문의 진료를 받으려면 수개월을 기다린다. 그 나라들에서 코로나가 창궐한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의대정원은 3000명이나 된다. 이 추세로 의사가 늘어난다면, 몇년 후면 OECD 평균에 도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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