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배터리 개발 과열 경쟁이 걱정되는 이유
2020-08-27 06:00:00 2020-08-27 06:00:00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주최하는 다음달 '배터리 데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전까지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던 테슬라가 배터리에까지 눈독을 들이며 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흔히 전기차의 경쟁력은 곧 배터리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실제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 단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테슬라를 선봉장으로 전기차 산업의 성장이 빨라지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몸값이 올라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목을 받는 만큼 배터리 업체들의 마음도 급해지고 있다. 세계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3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아직 뚜렷한 1위는 없다. 이 와중에 유럽과 미국 업체들이 후발주자로 나서는 상황이라 누가 먼저 '꿈의 배터리'를 완성하느냐에 시선이 쏠린다.
 
테슬라는 이번 '배터리 데이'를 통해 중국 CATL과 공동 개발한 100만마일을 갈 수 있는 배터리, 탈코발트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개할 계획이다.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테슬라의 계획은 배터리 업체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비슷하다. 세계 배터리사 1위로 도약한 LG화학은 장수명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했고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테슬라가 선보일 '탈코발트 배터리'는 일본 파나소닉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할 제품일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수명과 주행거리는 늘리고, 생산단가는 낮추는 배터리를 만드는 데 전 세계 업체들이 혈안이 된 상황이다.
 
특히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1km라도 더 늘리기 위한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이에 배터리 업체들은 니켈의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니켈은 배터리 핵심 소재로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밀도가 높아져 폭발적인 에너지를 낼 수 있다. 단 열을 내는 소재이기도 해 니켈 비중이 높을수록 화재 위험도 커진다.
 
아울러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코발트를 빼는 것도 위험한 시도일 수 있다. 코발트는 배터리 내부 반응이 안정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감속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코발트를 빼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 비중을 천천히 낮출 필요가 있다.
 
전기차가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아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실제 이유 없는 배터리 화재 사고는 종종 있다. 작년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코나 3대에서 연이어 불이 났고 CATL 배터리를 넣은 전기차에서도 최근 잇따라 불이 났다. 
 
배터리 기술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는 있지만 긴 역사의 내연기관차도 화재 위험이 있듯 전기차 또한 100% 안전을 확신할 수는 없다. 꿈의 배터리는 만들어야 하지만 그 방향이 성능보다는 안전이길 바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