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배앓이, 왜 여름에 유독 잦을까
계절적 요인에 소화기 능력 하락…불규칙한 생활습관도 원인
2020-08-30 06:00:00 2020-08-30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긴 장마가 끝난 후 연일 폭염으로 건강관리가 힘들어지는 시기엔 음식이 상하기 쉽고, 소화기 기운이 떨어진다. 또 폭염에 냉방이 켜진 실내공간에서 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체온조절이 중요하다. 때문에 성인에 비해 체온조절이 미숙한 아이들의 배앓이가 유독 많아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배앓이는 생활습관과도 연관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늦잠을 자거나 입맛이 없어 아침 식사를 거르기 쉽다. 반면 점심, 저녁은 과식하게 되고 더위로 집밥을 먹기 싫어하면서 군것질, 배달 음식 등 고열량 식단 섭취가 많아지는데 외출이나 운동 등의 신체활동은 줄어들었다. 게다가 여름에는 해가 길어 잠드는 시간이 늦으니 야식 섭취가 늘어난다. 식후 2시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눕거나 잠들면, 소화기에 부담을 주고 수면에도 방해가 된다. 이런 생활습관이 반복되면 소화기능은 더욱 떨어지고 장은 예민해져서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잦아진다.
 
세끼를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오전이나 저녁에 실외에서 30분 이상 뛰놀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위와 장에 부담이 덜하도록 소화가 쉬운 부드러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등 균형 있는 식단으로 세끼를 골고루 먹게 한다. 생선과 고기는 찌거나 삶아서 완전히 익혀서 먹고 설사가 잦은 경우는 생야채 보다는 익힌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식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간식 양을 조절하고 야식은 소화기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폭염에 에어컨과 찬 음식은 아이의 소화기를 약하게 하고 소화 기능을 더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여름은 양기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 속이 차가운데 여기에 냉기가 더해지면 식욕을 잃고 배탈, 설사가 잦을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도 배앓이 증상이 잦은 아이라면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을 틀 때도 윗옷을 안으로 넣어 찬바람이 직접 배에 닿지 않게 하고, 잘 때에도 배에는 반드시 얇은 이불을 덮어준다.
 
소화기를 보강해주기 위해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도 좋다. 생강은 소화기를 따뜻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식품이나 아이가 먹기 싫어 할 수 있으니, 연하게 달여 꿀이나 올리고당을 넣어 자주 마시게 한다. 따뜻한 삼계죽, 강황 성분이 있는 카레 가루로 음식을 만들어 먹이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맛이 있는 단호박, 밤을 밥에 섞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 등 찬 음식을 먹은 후에는 미지근한 물을 조금 마시게 한다.
 
우리나라 여름철은 습하고 더운 날씨로 세균이 번식하기 유리해서 잠깐 사이에 음식이 쉽게 상할 수 있다. 같이 상한 음식을 먹어도 아이는 어른보다 더 크게 탈이 날 수 있다. 음식 맛이나 육안으로 봤을 때 괜찮더라도 실온은 물론 냉장고 보관 시에도 상할 수 있으니 먹을 만큼만 조리해서 바로 먹고 냉장보관은 짧게 한다.
 
여름에는 육류, 생선을 완전히 익혀 먹도록 하고 아이들이 자주 먹는 우유, 계란, 두부는 무더운 날씨에 상하기 쉬우니 보관에 유의한다. 생과일이나 채소는 식초를 넣어 5분 이상 담근 후에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세척해야 한다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은 조리 과정에서 사람의 손과 도구를 통해 오염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을 조리하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고 도마, , 행주 등의 청결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조성익 안산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배앓이 증상이 잦은 아이들에겐 평소 속을 편하게 하는 매실청을 물에 타서 먹게 하거나, 소화기 기운을 증진시키고 식욕부진에 좋은 혈자리 마사지(배꼽 주위의 복부, 척추 부위를 감싸는 등을 손으로 쓸어주듯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배앓이 증상이 잦은 아이들에겐 평소 속을 편하게 하는 매실청을 물에 타서 먹게 하거나 소화기 기운을 증진시키고 식욕부진에 좋은 혈자리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진/함소아한의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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