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캐피탈사들이 주요 먹거리였던 자동차금융 시장에 은행과 카드사 등이 잇달아 뛰어들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급보증 등의 방식으로 해외법인에 대한 직접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접근 중이다.
캐피탈사들이 해외 사업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황수남 KB캐피탈 황수남 대표이사 등이 순모터그룹 관계자 및 현지법인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KB캐피탈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코로나19 여파와 업권 간 경쟁 심화로 수익 악화를 막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하나캐피탈이 올 상반기 해외법인에 투자한 총 금액은 294억원이다. 법인별로는 미얀마에서 소액금융업을 전개하는 '하나 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에 237억원을 투자했다. 또 인도네시아 법인 '시나르마스 하나 파이낸스'에 투자한 금액은 약 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나캐피탈이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 56억원가량의 투자만 집행한 것에 비하면 규모가 크게 늘었다.
하나캐피탈은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해외법인 자본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지난 7월 영업자금 확충 목적으로 미얀마 법인에 599억원을 지급보증 형태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KB캐피탈도 지난달 라오스 현지법인 'KB 코라오리싱'에 132억원 규모의 지급보증 투자 기간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로써 KB 코라오리싱에 KB캐피탈이 누적 투자한 금액은 911억원으로 늘었다. 라오스 법인은 지난 2017년 2월 KB국민카드 등과 합작 설립한 법인으로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KB캐피탈은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법인 지분 인수를 통해 올해 6월 '선인도 국민 베스트 파이낸스'를 설립하고 영업을 개시했다. 자동차 소매업을 운영한 영업 자산을 활용해 신차 및 중고차 등 할부금융 위주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향후에는 소비재 할부, 오토바이 할부, 렌터카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캐피탈 역시 올 상반기 해외법인 자산 규모가 늘었다. 중국 및 인도네시아 법인의 자산규모는 각각 449억, 152억원 등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처럼 캐피탈사들이 해외법인 투자를 확대하는 데는 국내 금융시장 성장 둔화와 동시에 카드사 등 제2금융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다. 실제로 최근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대안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하자, 그 여파로 캐피탈사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 금융업권과의 경쟁 심화 및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기둔화 전망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점차 악화하면서 캐피탈사들의 수익성 정체가 우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사업 다각화로써 리스크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만큼 해외 사업 규모를 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지속가능 경영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 규모는 계속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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