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시국에 조현민 경영 보폭 넓힌 이유는
조 회장 '우군 달래기' 차원 인사
임원 보수로 상속세 재원 마련할듯
2020-09-07 06:06:16 2020-09-07 09:15:59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진가 차녀 조현민 한진칼(180640) 전무가 한진그룹 2개 계열사에 동시에 신규 선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003490)이 코로나19로 비상 경영 중인 상황에서 회사보다는 조원태 회장과 조 전무에게 이득이 있는 인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한진그룹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 1일자로 ㈜한진 전무와 토파즈여행정보 부사장에 신규 선임되며 한진그룹 4개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게 됐다. 조 전무는 신규 선임된 두 계열사에서 마케팅과 신사업 개발을 담당하며 토파즈여행정보의 경우 경영 정상화가 될 때까지 무보수로 일한다는 계획이다.
 
한진그룹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마케팅 전문가인 조 전무의 신규 임원 인사를 하게 됐다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상속세 재원 마련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 회장의 '우군 챙기기' 차원의 인사였다는 해석이다.
 
조 전무는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후 한진칼 주식을 상속받았는데 이에 대한 상속세는 600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한진칼 임원으로 활동하며 올 상반기 약 1억원 안팎의 급여를 받았다. 구체적인 액수는 알 수 없지만 부사장으로 있는 정석기업에서도 일정 수준의 보수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진과 토파즈여행정보 임원까지 맡으면서 상속세 납부를 위한 수익처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한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이 기업 임원들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약 3억8400만원이다. 당분간 무보수로 일하기로 한 토파즈여행정보는 항공권 예약과 발권 등의 업무를 하는 곳으로 코로나19로 현재는 매출이 거의 없다고 전해졌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 중인 조 회장이 우군 결속을 다지기 위해 조 전무에게 당근책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현재 조 회장의 경쟁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주주연합은 지속해서 한진칼 지분율을 늘리며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주주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46.71%로 조 회장 측보다 5%가량 앞선다.
 
조 전무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6.47%로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이 조 전무의 손을 잡는다면 과반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조 전무를 챙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조 전무 임원 선임이 무리한 인사라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진통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무는 각종 논란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진에어를 국토교통부 제재를 받게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올해 직원 승진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부 반발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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