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n번방'이나 '박사방'과 같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상습제작했거나 죄질이 나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범죄를 두 건 이상 저지른 범죄자의 경우 최대 징역 29년3개월까지 형이 대폭 가중될 전망이다.
대법원은 15일 양형위원회가 전날 제104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안을 확정해 법관들에게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유포 혐의로 기소된 'n번방'운영자 문형욱(왼쪽)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사진/뉴시스'
확정된 권고안을 보면 양형위는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등 '특별가중인자'를 8개, '범행가담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등 특별감경인자를 5개 제시했다. 특별가중인자는 피해자의 자살이나 자살시도, 가정파탄, 학업중단 등 회복하기 어려운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다. 또 처벌불원(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음)'을 특별감경인자가 아닌 일반감경인자로 전환해 반영 정도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청소년성보호법 11조에 규정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한 범죄자의 경우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지만 기존 기본형은 5~9년, 형을 가중해도 7~13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양형위가 권고한 형량은 특별가중인자를 적용할 경우 최고 19년 6개월, 다수범은 29년 3개월까지 형을 선고할 수 있다.
성착취물을 영리 등 목적으로 판매한 범죄자도 기본 징역 4~8년까지 선고된 것이 특별가중은 징역 18년, 다수범은 징역 27년까지 선고형 범위가 확대된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시청한 자 역시 기본형 징역 10개월~2년, 가중형은 징역 1년6개월~3년이었지만 특별가중인자를 적용하면 최대 징역 4년6개월, 다수범은 최대 징역 6년9개월까지 선고할 수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확정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범죄에 대한 양형권고안. 자료/양형위
양형위는 이와 함께 '형사처벌 전력 없음'을 감경요소로 고려하기 위해서는 해당 범행 전까지 '단 한 번도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경우'만을 요구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하거나 상당기간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는 감경요소 적용을 배제한다는 제한 규정도 신설했다.
양형위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은 디지털 기기 또는 온라인 공간이라는 특성상 범행이 매우 다양하고 피해가 빠르게 확산돼 피해 회복이 어렵고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범죄발생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양형위가 이번에 마련한 양형기준안은 의견 조회와 공청회, 행정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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