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3분기 '깜짝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업계 예상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끊겼던 글로벌 유통망이 정상화했고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일부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전망치 평균)는 9조5350억원이었다. 코로나19에 허덕였던 1분기(6조4473억원)·2분기(8조1463억원)와 비교해 눈에 띄게 변화한 수치다. 최근 일부 증권사는 더 나아가 영업이익 10조원 문턱을 훌쩍 넘는 고실적을 예상하기도 했다.
3분기 도약의 수훈갑은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5조원) 부문이지만, 코로나19 그림자에서 벗어나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세트 부문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폰 등을 생산·판매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3분기에만 8000만여대에 이르는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8200만대를 넘겼던 2017년 3분기 이후 최고치로서 코로나19로 글로벌 시장이 예년만 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로 풀이된다.
판매량은 고스란히 영업이익 상승으로 이어져 업계는 삼성의 IM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장 셧다운으로 유통에 어려움을 겪던 코로나19 초반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하고 비대면 열풍에 따른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면서 최근 출시한 갤럭시노트20 등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이후 갤럭시노트20 등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와 중저가 판매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7월 중국 베이징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이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무엇보다 15일부로 발효한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소프트웨어·장비를 사용해 만든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 화웨이는 스마트폰 생산 등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갑자기 생긴 화웨이의 빈자리를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들이 채우게 된 형국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15.1% 수준이던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4.3% 수준으로 폭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억9200만대이던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은 내년 5900만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로 인해 국내 스마트폰 업체의 수혜가 일정 부분 예상된다. 화웨이가 그간 주력했던 시장은 미국보다는 유럽과 중남미였다. 이들 시장은 프리미엄형 못지않게 실속형도 중요한 곳"이라며 "국내 스마트폰 업체의 경우 프리미엄형과 실속형 모델 모두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실속형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프리미엄형으로 추가 점유율을 가져오는 구조를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소비자가전(CE) 부문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권가는 글로벌 수요 회복 바람을 타고 삼성의 3분기 TV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7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한 1660만여대 수준을 기록하며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이수빈·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세트 출하량의 증가는 메모리 반도체·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과 디스플레이의 캡티브 물량 증가를 의미한다"며 "경쟁사 대비 화웨이 제재에 따른 수혜가 강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삼성전자의 IM·CE 등 세트 사업부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5%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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