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연구원이 남북 수자원 공동이용 관리 협의체 운영을 주장하고 나서 이목이 쏠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이 이번엔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이슈를 들고 나섰다. 이 지사의 이슈 행보에 대해 적극적인 논리근거를 제시하는 경기연구원은 향후 대선경쟁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경기연구원은 '이상기후로 커진 수해와 산사태 피할 수 없는가'라는 보고서를 내고, '남북 수자원 공동이용 및 관리 협의체' 운영을 주장했다. 임진강 수자원을 남북이 함께 관리, 중부지방의 호우피해를 줄이고 남북 교류도 강화하자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앞서 지난 17일 이 지사가 제안한 남북 공동수해 복구 등 5대 협력사업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 지사가 던진 아이디어를 경기연구원이 정책화한 건 이번만이 아니다.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기본주택,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지정 검토 등 주요 정책은 모두 사전에 경기연구원이 연구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현가능하도록 가다듬은 것들이다. 기본소득만 하더라도 경기연구원은 이달 중순 열린 기본소득 박람회를 통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대안으로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경기연구원은 대선주자로서 목소리를 키우는 이 지사의 후방 지원군도 자처했다. 지난 1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역화폐가 연간 2000억원대 재정손실을 초래한다'고 발표하자 경기연구원은 일주일 새 3건의 반박자료를 내고 공세에 나섰다.
경기연구원이 이 지사의 대선행보와 보폭을 맞출 것으로 관측되는 다른 이유는 이곳 원장인 이한주 가천대 교수가 2017년부터 이 지사를 도운 최측근 정책 참모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지사가 민선 7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 공동 인수위원장도 역임했다. 지난 7월 도청으로 영입된 김재용 정책공약수석도 직전까지 이곳 경영부원장을 지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책모임 주요 인사. 사진/뉴시스
아울러 이 원장은 이 지사의 정책모임을 주도하는 인사로도 꼽힌다. 이 원장을 비롯해 문진영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백종덕 경기도시공사 비상임이사,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등은 2017년부터 이 지사를 도운 정책 전문가들이다.
경기연구원 등 정책 참모들의 조력으로 만들어진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은 대중의 지지를 얻으며 이 지사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1월 이 지사의 대선주자 선호도는 7.8%에 불과했으나 이달 둘째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22%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경쟁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15.3%에서 21%로 오르는 데 그쳤다.
이한주 경기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경기연구원은 도민의 삶의 질을 발전시킬 목적으로 설립됐고, 이 지사의 주요 정책들은 이런 설립 목적에 부합하고 있다"면서 "농촌 기본소득과 공정경제 등 앞으로 나올 이 지사의 정책들에 대해서도 연구를 하고 있고, 우리가 그의 정책과 공약을 백업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 지사는 존재감을 키우고자 빅 이슈에는 다 뛰어들고 있다"면서 "전략적인 판단과 자기 세력화를 위해 인재영입을 확대하는 과정이 계속될 것이고, 친문층 지지를 얻고자 친문인사를 영입할 것인지도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관한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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