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티몬·위메프가 지난 7월 촉발된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가운데 3분기 이커머스사들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티메프 사태에 따른 이용자 유출과 8월 쿠팡의 멤버십 회원가 인상 등 3분기 이커머스 시장을 흔드는 여러 이슈가 있었음에도 되레 쿠팡과 네이버의 입지가 강화된 모습인데요. 허리띠를 졸라맨 후발 주자 업체들은 영업손실 규모를 줄이며 내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흑자 전환과 시장 점유율 확대까지는 '힘든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19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올 3분기 매출은 10조6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뛰었습니다. 영업이익도 1146억원에서 1481억원으로 29% 늘었습니다. 와우 멤버십 회원가를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렸지만 견고한 매출 성장률을 나타냈습니다.
네이버 커머스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725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거래액은 1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1조9000억원)와 직전 분기(12조3000억원) 대비 확대됐습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특화된 컬리의 경우 5543억원을 시현하며 4.8%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반면 다른 이커머스사들은 두 자릿수 매출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11번가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1886억원에서 올해 1220억원으로 줄어 감소율이 35%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G마켓은 19.7% 줄어든 2257억원을, 롯데온(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은 14.9% 감소한 269억원을 시현했습니다. SSG닷컴은 9.1% 하락해 3905억원의 매출을 나타냈습니다.
이들의 외형 축소 현상은 같았지만 영업손실 추이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SSG닷컴의 영업손실 규모는 작년 307억원에서 올해 165억원으로 절반 정도 줄었습니다. 3분기 일회성 비용(76억원) 반영에도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개선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11번가는 325억원에서 146억원으로, 롯데온은 233억원에서 192억원으로 영업손실 축소에 성공했습니다. 컬리 또한 407억원에서 44억원으로 적자를 크게 줄였습니다. 하지만 G마켓만 101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적자 확대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롯데 등 그룹사 대부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비용 절감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의 적자 감소는 내실 경영에 집중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쿠팡과 네이버를 뒤쫓는 이커머스사들이 올해 하반기 들어 각종 행사를 열고 회원 혜택을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지만 실적으로 이어지진 못한 모습입니다. 앞으로 이 같은 경쟁은 이어지겠으나, 판을 흔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앞으로도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쿠팡, 네이버의 양강 체제는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후발 주자 온라인 쇼핑몰들은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투자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야 하지만 수익성 문제에 처하게 된다. 실적, 투자, 서비스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힘든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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