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1명 "정책금융기관 중심 업무처리…불편"
11개 정책금융기관 여론·설문·공론 조사 평가(D)
1~10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설문조사
중기·벤처 육성 기여도, '중진공 > 기은 > 신보 ' 순
기업은행, '중기 지원·소통' 잘 되는 기관 꼽혀
'기관 중심·갑의 시각' 업무처리, 전체 절반 달해
2024-11-19 06:02:00 2024-11-19 06:02:00
[뉴스토마토 이보라·오승주·임지윤 기자]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정책금융기관의 기능 재편을 위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앞서 11개 정책금융기관의 △시스템 △경영 전략과 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협업 기관 △수요자 반응 등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습니다. 이번에는 마지막 순서인 여론·설문·공론 조사 평가(D)로, 전 국민 및 중소·벤처기업 대상 정책금융기관 인식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국민 10명 중 4명, "주금공·HUG, 소통 안돼"
 
(그래픽=뉴스토마토)
 
19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정책금융기관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 지원·육성 기여도가 높은 기관(중복 선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7.8%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라고 답했습니다. 중소기업은행(41.2%)이 2위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로 각각 △신용보증기금(27.4%) △한국벤처투자(21.6%) △한국산업은행(17.9%) △기술보증기금(14.7%)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7.1%) △한국수출입은행(2.5%) △한국무역보험공사(1.2%)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없거나 잘 모르겠다' 응답은 18.7%였습니다. 
 
'국민과 소통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기관(중복 선택)' 문항에 응답자의 39.9%가 기은을 택했습니다. 2위는 26.1%를 기록한 신보였습니다. 앞서 기은과 함께 중소·벤처·스타트업 지원·육성 기여도가 높은 기관으로 꼽힌 중진공 역시 23.6%로 3위를 기록해 소통 면에서도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어서 △산은(17.4%) △한국주택금융공사(HF)(15.0%) △기보(14.1%) △한벤투(12.4%) △주택도시보증공사(HUG)(11.5%) 순이었습니다.
 
반면 성장금융(6.2%)과 수은(4.5%), 무보(3.8%)는 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 지원·육성 기여에 이어 소통 면에서도 한 자릿수 응답에 그쳤습니다. '없거나 잘 모르겠다' 응답은 25.5%였습니다.
 
'중소·벤처기업과 주택 관련 정책금융기관을 이용했을 때 불편사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9.3%가 '기관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봉사적 시각이 아니라 갑의 시각에서 이뤄지고 있다'가 18.2%, '민원 업무를 어떤 부서에서 누가 맡고 있는지를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지 않다'가 15.3%로 집계됐습니다. '법과 달리 실제 업무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4.6%를 기록했습니다. '이용한 적 없다'는 응답은 32.5%에 달했습니다.
 
'국민들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기관(중복 선택)'은 주금공(26.0%)이 1위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뒤이어 HUG(22.8%)로, 두 기관을 합하면(48.8%) 전체 응답(200%) 가운데 4분의 1에 달합니다. 산은은 19.8%로 조사됐습니다. 주택정책금융기관인 주금공과 HUG가 '무주택자를 위한 정책금융 운용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9.4%가 '시행착오만 거듭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업무와 역할 기능을 상실했다'는 응답은 19.9% 로 조사됐습니다. '제대로 잘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1.2%에 불과했습니다. 29.5%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기업은행, 국민과 소통 잘 되는 기관 1위
 
중소기업은행 전경. (사진=중소기업은행)
 
기은이 '소통 1위' 기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이할 만한 점은 광주·전라지역에서 기은에 대한 기여도 응답(20.6%)과 소통 응답(23.2%)이 타 지역에 비해 저조하다는 점입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중소·벤처·스타트업 지원·육성 기여도가 높은 기관으로 기은과 중진공을 꼽은 데 반해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기은 대신 신보(32.2%)와 중진공(63.8%)을 중소·벤처·스타트업 지원·육성 기여가 높은 기관이라고 답했습니다. 기은이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광주·전라 지역 응답자는 전체 응답(39.9%) 대비 낮은 수준인 23.2%에 불과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신보(32.1%)와 중진공(25.9%)을 소통 최우수 기관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응답자의 22.8%가 산은을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기관으로 꼽았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본점 부산 이전이 지역의 바람과 달리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70세 이상의 32.8%가 산은을 불통 기관 1위로 꼽았습니다. 산은이 중소·벤처·스타트업 지원·육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응답은 대구·경북(29.3%)과 광주·전라(10.8%)간 차이(18.5%p)가 컸습니다. 
 
"주택정책금융기관, 국민과 소통 잘 안돼“
 
국민 주거복지를 위해 설립된 주택정책금융기관을 두고 70세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층이 국민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답한 점이 주목됩니다. 30대와 50대, 60대가 '국민들과 가장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기관(중복 선택)'으로 주금공과 HUG를 택했습니다. 불통을 묻는 질문에서 '주금공'이라고 답한 층 중 50대가 34.8%로 가장 많았습니다. 
 
권역별로는 전세 사기가 많이 발생한 지역일수록 주택정책금융기관과 불통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주금공과 HUG를 불통 기관 중 1순위, 2순위로 꼽은 지역은 △서울(주금공 24.3%, HUG 20.5%) △인천·경기(주금공 25.5%, HUG 24.4%) △대전·충청·세종(주금공 39.4%, HUG 36.4%) 등이었습니다. 이 세 지역은 국토교통부 전세사기 피해 지원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한 누적 건수 2만2503건 중 76%(1만7090건)에 달하는 '전세사기 다발 지역'입니다.
 
주금공과 HUG를 국민과 불통한 기관으로 꼽은 응답자 가운데 이들 두 개 기관이 '시행착오만 거듭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48.5%, 47.7%였습니다. 아울러 주금공과 HUG를 국민과 가장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곳으로 꼽은 이들 가운데 각각 42.5%, 33.5%가 중소·벤처기업과 주택 관련 정책금융기관을 이용했을 때 가장 불편한 사항에 대한 질문에 '기관 중심 업무 처리'라고 응답했습니다. 이 '두 기관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1.2%만 '제대로 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시행착오만 거듭하고 있다'와 '업무와 역할·기능 상실하고 있다' 등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각각 39.4%, 19.9% 로 조사됐습니다.
 
이 조사는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해 실시됐습니다. 이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0일간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에 가입한 패널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866명(가중 사례 수 1000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입니다.
 
구조화된 설문을 웹·앱조사 방식으로 7일 동안 진행했으며 소수점 두 번째 자리에서 반올림했습니다. 2024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내용과 결과는 <서치통> 누리집(www.searchtong.com/Home)을 참조하면 됩니다. 
 
"중진공, 중기 지원 '최고'"…기업 63% 호평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전경. (사진=중진공)
 
정책금융기관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도 들어봤습니다. K-정책금융연구소와 벤처기업협회가 공동으로 이달 6일부터 10일까지 중소·벤처기업 147개사를 대상으로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주요 정책금융기관이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기업이 느끼는 강점과 한계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중소·벤처·스타트업 지원·육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정책금융기관'에 대해 중진공이 62.6%의 응답률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초기 기업이 겪는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보조금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점이 기업들 사이에서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입니다. 기보(53.1%)와 신보(38.8%)가 각각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수은과 무보는 중소·벤처기업 지원 측면에서 최하위 평가(0%)를 받았습니다.
 
기관의 소통 역량에 대한 평가는 중소기업 지원 기여도 순서와 동일했습니다. 중진공(55.1%)이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고, 기보(51.7%), 신보(34.7%), 기은(29.3%)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성장금융과 수은이 각각 1.4%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과 주택 관련 정책금융기관을 이용했을 때 불편사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8.8%가 '국민 중심이 아닌 기관 중심으로 업무 처리를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민원 업무의 담당 부서와 담당자를 명확히 안내하지 않는다'(27.2%), '직원들이 업무를 봉사적 시각이 아닌 '갑'의 시각에서 처리하고 있다'(16.3%)는 점도 주요 불만 요소로 꼽혔습니다. 응답자의 13.6%는 '정책금융기관을 이용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보라·오승주·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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