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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돈 '오피스텔'로 몰렸다
부동산업·임대업 금융기관 대출금 역대 최고 수준
지난해 오피스텔 시장에만 10조원 유입
2016-03-06 11:00:00 2016-03-06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지난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오피스텔 등 부동산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대 초저금리 시대가 시작되고, 중국발 경제 불안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린 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하락한 이후 현재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업에 대한 대출금 잔액은 150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 잔액은 153조8000억원으로 17.9% 늘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모든 업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세다.
 
특히, 지난해는 오피스텔 시장에만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투자가 급증했다.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 전셋값 수준으로 매입이 가능하고, 아파트 등 주택에 비해 미분양 등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 때문이다.
 
오피스텔보다 넓고 아파트와 비슷한 내부 구조를 갖춘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는 신혼부부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30~40대의 경우에는 노후 대비 투자용 자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경기 광명시에서 분양된 오피스텔 '광명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의 경우 전체 계약자의 70%를 30~40대가 차지했으며 20대도 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 A공인중개사 대표는 "전셋값 상승이 가파르고 매물도 줄다보니 신혼집으로 오피스텔을 찾는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다"며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와 비교해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도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입지가 좋아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오피스텔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년전부터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률 감소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오피스텔 시장은 2010년부터 신규 공급이 늘어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분양가와 매매가 상승으로 임대수익률까지 낮아져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오피스텔’로 몰렸다. 사진은 지난해 12월10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파크자이2차' 견본 주택을 방문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GS건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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