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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특위, '사전모의 의혹' 특검에 수사 의뢰
야당 의원들은 이완영 제척 요구…의혹 당사자는 자신 변호에 집중
2016-12-22 16:53:08 2016-12-22 16:53:08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22일 새누리당 이완영·이만희 의원 등이 최순실 측근들을 만나 국조특위 청문회 질의응답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국정조사 활동 중 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의뢰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5차 청문회에서 “이번 사전 모의·위증 교사 의혹에 대해 박영수 특검에게 수사를 의뢰, 국민들에게 명백히 이 사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조특위 위원인 이완영·이만희 의원이 K스포츠재단 관계자 등과 청문회에 앞서 만난 것으로 드러나 청문회 증인 간의 ‘사전 모의’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의혹의 당사자인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과 박헌영 전 과장은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청문회에 참석했다. 야당은 청문회 시작 전부터 이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인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 양쪽에 착석한 것에 반발했다. 야당은 청문회에서 이들과 이완영 의원 간 사전 모의 논란을 다룰 경우, 우 전 수석에 집중돼야 할 청문회 논점이 흐려진다며 별도 진행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합의도 없이 우 전 수석 양쪽에 정동춘 등을 앉혀놓고 뭐하느냐”며 “우병우 청문회를 물타기 하려는 건가. 이완영을 위한 청문회 아닌가”라고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의 이 같은 지적에 결국 같은 줄에 앉았던 증인과 참고인들이 각자 다른 줄에 앉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청문회가 시작된 후 1시간 동안 사전모의 의혹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은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을 제척(직무의 집행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는 긴급 안건도 발의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 의원을 미꾸라지로 비유하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 국조특위의 미꾸라지를 위원장이 제거해달라”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13조에 의하면 이완영 간사는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의원의 간사직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 의원은 자기 주장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사퇴해야 한다”며 “본인이 이미 사퇴를 선언했던 간사직에 대해 사퇴를 번복한다면 자신의 발언이 가볍다는 것을 국민에게 확인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은 “저는 지금부터 이 의원의 진퇴 여부와 관계없이 이 시간부터 새누리당 간사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완영·이만희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일체 부인했다. 이들은 오히려 대부분의 의원들이 우 전 수석에게 집중 질의한 것과는 다르게 ‘사전 모의’ 의혹과 관련돼 있는 참고인들에게만 질문 공세를 이어가며 이날 오전 심문 시간을 자신을 변호하는데만 할애했다. 정 전 이사장과 박 전 과장은 이들 의원의 ‘위증 교사’나 ‘사전 모의’ 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어떻게 진술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오른쪽 첫번째)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5차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질의가 이뤄지자 자리를 돌려 앉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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