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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기자)“10년 후 세계 경제,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
인구 폭증으로 성장동력 움켜 쥘 중국·인도…한국의 미래는 4차 산업에 있어
‘2025 경제권력의 대이동’ 조용준 지음|한스미디어 펴냄
2017-05-04 08:00:00 2017-05-04 08: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현재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은 과연 무엇인가. 물론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선진국의 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정체, 기존 산업체계의 생산성 한계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 본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신간 ‘2025년 경제 권력의 대이동’에서 세계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선진국 인구절벽과 글로벌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한다. 이 두 가지 요인은 오늘날 세계의 잠재성장률을 끌어 내리며 미래 경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선진국의 인구 고령화 문제는 당장 현실로 닥쳐오고 있는 문제다. 가령 일본의 경우 2010년 1억2800만명에 달했던 전체인구는 이미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2015년 400만명이 줄었으며 오는 2060년까지 약 420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도 고령화와 절대인구 감소라는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영국이나 프랑스 등 서유럽 쪽에선 1960년대생 이후로 인구 감소가 나타나고 있고 20세 이하의 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저자는 “최근 이러한 국가들은 제로 혹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폄에도 경기 회복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존 제조업의 공급과잉 등 신성장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인구까지 감소하면 앞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 세계 경제를 견인할 신성장 동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저자는 향후 10년간 인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될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경제 권력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것을 예견한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빠링호우라 불리는 1980년대생과 지우링호우라 불리는 1990년대생들이 베이비부머 세대들보다 많다. 여기에 2015년부터 정부가 ‘두 자녀 이상 출산 장려책’을 장려하면서 향후 10~20년까지 내수 성장을 든든히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역시 오는 2030년까지 전체인구가 각각 15억명, 3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저자는 “미국이 3억명, 유럽연합이 5억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라며 “이 시기 구매력까지 뒷받침 된다면 이들 국가는 과거 미국과 일본처럼 ‘세계 경제의 지갑’이 돼 경제 성장을 주도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세계 성장 동력으로 제시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다. ‘모든 기계에 두뇌가 생기는’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 구조에서의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할 구원 투수에 가깝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클라우딩 컴퓨팅 등 세가지 핵심 기술이 로봇, 자율주행차, 3D 프린터, 가상현실 등의 신시장을 열어젖혀 글로벌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세계 주요국들은 흐름을 읽고 국가와 기업이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다. 미국은 2014년 AT&T, 시스코, IBM, 인텔 등을 중심으로 ‘인더스트리얼 인터넷 컨소시엄(IIC)’를 구축했다. 정부 주도 하에 200여개 기업이 참가해 4차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천 사례들을 교류하기 위함이다.
 
독일의 경우 보시, 지멘스 등의 기업과 정부 연구기관, 학계 등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분석, 로보틱스, 3D프린팅을 제조 공장에 활용하는 ‘인더스트리 4.0’이 시작되고 있으며 중국도 오는 2025년까지 로봇, 항공우주장비 등 10대 핵심산업을 바탕으로 제조업을 독일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제조 2025’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기술들에 대한 진입 장벽은 매우 높아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기기 제작은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지만 방대한 데이터 양이 축적돼야 하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따라서 주요 국가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민관 합동으로 로드맵을 그리는 데 올인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우위에 서게 될 국가는 인구 권력에 이어 미래의 새로운 경제 권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인구 권력에 따른 혜택을 보기 쉽지 않다. 다만 저자는 인구 구조상에서의 약점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빠른 대비로 극복한다면 향후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쥘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구체적 해법으로는 빅데이터 우위가 있는 통신기업과 반도체 강점이 있는 하드웨어 업체,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있는 인터넷 포털 기업의 상호 협력이 제시된다. 또 각 분야의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육성방안, 창업 지원 노력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저자는 “인구와 4차산업, 두 가지 새로운 권력이 제대로 자리잡는 데는 앞으로 5~10년의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기간은 이후 찾아올 새로운 100년의 권력이 탄생하는 시기로 우리나라 역시 국가 차원에서 장기전략을 수립하고 협업하며 미래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2025 경제 권력의 대이동'. 사진/한스미디어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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