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우리은행, ‘이익배분제’ 도입한다…자사주 지급 등 검토
성과보상체계 개편…올해 수익분부터 시행 전망
2018-05-30 16:19:59 2018-05-30 16:19:59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우리은행(000030)이 초과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과 나누는 ‘이익배분제도(경영성과급·Profit Sharing)’를 첫 도입한다. 지난 2016년 말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정부의 비용 통제에서 벗어난 만큼 직원들의 성과급도 현실화한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이 이익배분제 도입을 위한 첫발을 뗐다. 사진/백아란기자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이익배분제 도입과 성과급 지급률 개선 등에 대해 노사 간 상호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매 분기마다 노동조합과 협의회를 열고 근무환경이나 복지제도 등에 대해 논의한다”며 “(2분기에는) 이익배분제 등 성과보수 체계 개선에 대한 안건이 제기돼 도입하는 방향으로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익배분제’란 회사가 초과 이익을 달성할 경우 초과 달성한 순이익의 일정 부분을 사전에 정한 비율만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임금제도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과·차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초과 이익배분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KEB하나은행은 올해 초 일회성 이익배분제를 실시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금까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에 따라 판관비를 확대하기가 어려웠다.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만큼, 성과급 등의 제도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년 말 MOU가 해지되면서 성과급과 보수체계 시스템에 대한 개편 움직임이 나타났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해 급여성 영업활동수당을 신설하며 은행장 등 경영진의 연봉을 일괄 인상한 바 있다.
 
타 은행 대비 60~70% 수준인 연봉을 현실화하려는 조치라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원 등 4대 시중은행원들의 평균연봉은 9130만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8800만원으로 4개 은행 중 가장 적다.
 
금융 노조 관계자는 “초과 달성한 수익을 모두 나눠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성과연봉제’와 달리 기준이나 지표가 명확하기 때문에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기를 진작하는데도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우리은행 노사는 올 상반기 중으로 이익배분제 도입을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일정부분을 우리사주나 현금으로 제공하거나 주식으로 쌓아 지급하는 방식(마일리지 스탁)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지난해 1조3991억원(개별기준)의 당기순익을 달성한 우리은행의 기존 목표치가 1조원이었다면 초과분인 3991억원의 5%(200억원) 가량이 직원들에게 자사주 등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를 통해 기존 경영진을 위주로 수여됐던 성과급 관행과 보상 격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지급 방식이 확정된 이익배분제는 이사회 보고 등을 거쳐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올해 이익분이 내년 초 배분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노사는 집단성과급 지급률도 개선하기로 했다. 성과급 100%가 지급되는 대상 등급을 하향 조정해 임직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이익배분제의 경우 예를 들어 당기순익이 목표치의 100%~120%를 달성했다고 하면,초과수익의 몇 %를 주는 등의 방식으로 얘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아직 정확한 허들을 밝히긴 어렵다”고 전했다.
 
은행 다른 관계자는 “작년 과점주주 체제가 구성된 이후부터 성과보수 체계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다”면서 “지주사 전환을 통해 완전 민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익배분제 도입 등 실적 향상과 동기부여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사회 한 관계자는 “아직 이익배분제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관련 내용이 제출되면 간담회 등을 통해 숙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이익배분제 도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작년 정기조회사에서 “KB가족이 흘린 땀의 결실인 초과이익에 대해서는 당당히 공유할 수 있도록 이익배분제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언급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예전부터 ‘이익배분제’방식 도입하자고 합의가 있었고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해왔다”면서 “현재 TFT를 구성한 상태로 7~8월경에는 어느 정도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