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안전 사고 발생시 기업의 대표이사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올해 시행됐다. 전례가 없던 법을 두고 사회 각계 각층이 막막한 상황이다. 기업들 어디부터 어디까지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건지, 또 경영 책임자 처벌로 인한 경영공백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다. 중대재해의 잠재적 피해자인 근로자나 유족, 시민들 역시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상대로 법률상 마련된 권리를 주장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로펌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의 방패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은 저마다 상당한 규모의 '드림팀'을 꾸려 독자적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로펌들은 중대재해법 혼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뉴스토마토>가 주요 로펌 중대해처벌법 대응팀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법무법인 화우는 중대재해법에 선제적으로 움직인 로펌 중 하나다. 화우는 안전·노동 사건 전문인력을 보강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사고 예방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 로펌업계는 물론 기업들 사이에서도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왔다.
약 50명으로 구성된 화우 중대재해TF의 강점 중 하나는 ‘맨파워’다. 화우는 다양한 산업 체계에 맞춤식 대응이 가능하도록 노동그룹과 형사대응그룹, 부동산건설그룹, 기업자문그룹 등이 협업하는 체계를 갖췄다. 각 그룹에는 검찰과 경찰, 법원, 안전기관 등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인력이 포진해 있다.
그 중에서도 화우가 특히 강조하는 건 안전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다. 화우는 사고 예방을 위한 기업의 안전시스템 구축을 위해 안전 전문가들을 다수 확보했다.
지난해 7월에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을 지낸 고재철 고문을 영입했다. 고 고문은 1980년대 건설현장을 시작으로 35년 가까이 산업안전 분야에 매진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 안전문화홍보실장과 본부 건설안전실장, 대전지역본부장 등을 두루 거쳐 현장의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근로감독관을 역임한 신현수 전문위원도 화우 중대재해TF에 전문위원으로 합류했다. 신 전문위원은 고용노동부 서울청과 서울서부지청, 서울남부지청 등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했고 서울강남지청 근로개선지도 1과장,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도 경북산업보건환경연구소 실장, 한국건설가설협회 사무국장으로 근무한 최동식 전문위원이 화우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의 식견과 안전에 정통한 위원들의 자문이 더해져, 자문을 받는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화우의 설명이다.
검찰과 법원 출신 변호사도 다수 포진돼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로는 서울서부지검 검사장과 울산지검 공안부장을 역임하며 노동분야에 정통한 조성욱 전 대전고검장이 형사그룹 대표변호사로 중대재해TF에 속해 있다. 조 대표변호사는 대검찰청 범죄정보1담당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을 다수 맡아 성공적으로 처리한 경험이 있는 홍경호 전 수원지검 검사를 비롯해, 대검찰청 공안부 근무 시 전국의 주요 노동 사건을 지휘한 이문성 전 창원지검 공안부장도 중대재해TF에 있다.
법관 출신으로는 노동법 전문가로 잘 알려진 박상훈 대표변호사가 있다. 박 대표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했고, 화우에서는 노동그룹을 이끌면서 현대자동차 통상임금사건과 각종 불법파견 사건, 소방관 순직 사건 등을 지휘했다. 오태환 변호사 역시 각급 법원과 서울행정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하면서 노동분쟁 사건을 다수 경험했다.
아울러 산업재해 분야 사건들과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컨설팅 자문 업무들을 다수 처리한 박찬근 변호사, 김영민 변호사, 홍성 변호사, 이나연 노무사 등이 중대재해TF에 함께 한다.
화우는 한국안전문화진흥원, 기술사회 등 외부 전문가와 협업 체계를 만들어 건설, 기계, 전기, 화학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그룹을 구축하기도 했다. 화우는 이런 맨파워를 바탕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중대재해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과 무죄판결을 다수 이끌어냈다.
화우 중대재해TF는 전문인력 영입 외에도 미국 재난 컨설팅 기관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이 역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시스템 강화의 일환이다.
화우는 지난해 미국의 재난안전 컨설팅기관인 캐드머스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 운용하고 있는 국가 중대재해 예방·대응 체계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캐드머스 그룹은 미국 재난재해의 위험요소 분석과 재난관리체계 수립, 재난훈련 수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국토안보부 등에 제공하고 연방정부 재난관리 백서(NPR)를 발간했다. 화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미국의 산업안전보건법을 벤치마킹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캐드머스 그룹과 손을 잡아 대응에 나섰다.
화우는 캐드머스 그룹이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한 국가중대재해 예방과 대응체계, 이에 기초한 기업별 대응 시나리오를 한국기업의 상황에 맞춰 변용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화우는 각 기업의 공장이나 현장 등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고 사고 예방 사례와 인터뷰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안전 자문이 보다 정밀해지고 더 많은 산업군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화우의 중대재해처벌법 대응TF 단체사진.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권영순 고문, 김대연·박찬근·이성규·홍경호 변호사, 고재철 고문, 김재옥·김영기·박상훈 대표·홍성·오태환·이문성 변호사, 이나연 노무사. (사진=법무법인 화우)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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