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화정아이파크 계약자들 "실질적 주거지원안 마련"
입주예정자 수백명, HDC현산 본사 앞 상경 집회
입주지연배상금 두고 이견…"중도금 포함해야"
HDC현산, 사전의향서 접수 중…사고 수습 난관
2022-08-27 17:49:04 2022-08-28 11:12:35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역 앞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해 주거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올해 1월 붕괴사고로 입주가 미뤄진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거지원대책에 반발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입주지연배상금을 두고 양측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HDC현산의 화정 아이파크 사고 수습이 난관에 봉착했다.
 
26일 오후 1시 서울 용산역 광장에 수백 명이 모였다. 아파트 동과 닉네임이 적힌 이름표를 목에 건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현실적인 대책을 가져오라"며 HDC현산의 본사가 있는 아이파크몰 앞을 가득 메웠다. 화정 아이파크 예비입주자협의회에 따르면 600여명(현산 추산 250여명)이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단상에 올라간 이승엽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협의회 대표는 "고객들이 명품을 선택하는 것은 질 좋은 품질과 사후 적절한 AS(애프터서비스) 때문"이라며 "우리가 아이파크를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인데, 현대산업개발은 지체배상금 1억원을 1800만원으로 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HDC현산은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을 위한 주거지원 종합대책안을 내놨다. 아파트 8개동을 모두 철거하고 다시 짓기까지 주거에 필요한 전세자금 확보 등 주거지원비 1000억원, 분양가 40%에 해당하는 중도금 대위변제 금액 1630억원을 포함해 총 2630억원 규모다.
 
HDC현산은 "세대당 약 3억3000만원의 금융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4회차 중도금까지 실행돼 발생한 2억2000만원의 대출로 높았졌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해소하고, 무이자로 지원되는 주거지원비 1억1000만원을 활용해 광주지역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비입주자협의회는 "기존 입주예정일을 3개월 남긴 8월 10일에서야 주거지원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그 내용은 평균 시세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금액만을 무이자로 빌려준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아이파크몰 앞에서 피켓을 들고 "현실적인 대책을 가져와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HDC현산과 입주예정자들은 입주지연배상금 책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계약서 상의 입주지연배상금 비율은 연 6.47%다. HDC현산은 계약금 10%에 대해 이 비율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입주예정자들은 중도금 40%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정 아이파크 전용면적 84㎡ 분양가 기준, HDC현산과 입주예정자들이 책정한 입주지연배상금은 각각 1800만원과 9000만원 정도로 5배 가량 차이가 난다.
 
예비입주자협의회는 "현산이 부담해야 할 수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주예정자들에게 떠넘기는 꼴"이라며 "실질적인 주거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HDC현산은 주거지원책에 대한 입주예정자들의 사전의향서를 받고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주거지원대책과 관련해 입주예정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상세히 설명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정 아이파크는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일대에 8개동, 아파트 705가구와 오피스텔 142실 등 총 847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주거단지다. 지난 1월 공사 중 201동의 상부 외벽 일부가 무너지면서 현장 근로자 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입주예정자들의 안전 우려가 확산되자, HDC현산은 8개동을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입주예정일도 올해 11월에서 오는 2027년 12월로 61개월 지연됐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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