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원하는 정치요?…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거죠"
(창간 17주년 특별기획: 2023 대한민국 보고서)
"서민경제 작살"·"일본 정부인지 한국 정부인지"
정치권 향해 "서민경제 우선 생각해 달라" 촉구
2023-05-11 06:00:00 2023-05-11 06:00:00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3월1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서 집중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윤혜원·최수빈 기자]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출생자를 지칭하는 '밀레니엄'과 제트를 합친 'MZ세대'가 윤석열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상당수 국민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더 확실히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서민경제 작살" "역술인, 국정개입 의심"
 
본지가 지난 9일 대학가가 밀집한 신촌역 인근에서 만난 MZ세대들의 마음은 '불만' 한 글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취임 1년을 맞은 윤석열정부를 향한 불만이 상당했습니다. 직장인 박모(30·남)씨는 "서민경제가 작살나고 있는데 (윤석열정부를) 평가할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치솟는 물가 때문에 삶이 더 팍팍해졌다"며 "사는 게 어렵다 보니 예민해지고 정부가 하는 일 하나하나가 곱게 보이질 않는다"고 한탄했습니다.
 
직장인 김모(33·여)씨는 "(윤석열정부 관련해) 평가할 만한 업적이 없다. 특히 외교, 경제가 엉망"이라며 "외교의 경우 현 정부가 일본 정부인지 한국 정부인지 모르겠을 정도다. 경제는 물가·교통비 등 실생활에 즉각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죄다 오르고 있어 피부에 확 와닿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학원 강사인 추모(32·남)씨는 "이제 1년차라서 아직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다만 대일 외교에서 국민 정서에 맞지 않게 필요 없는 저자세를 취한 점은 실망스럽다"며 "미신을 믿는 듯한데, 역술인이 자꾸 국가정책에 끼어드는 것 같은 인상이 든다. 굳이 안 옮겨도 되는 대통령 집무실을 세금까지 써가면서 옮긴 점도 실망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3월6일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열린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 청년을 위해 이재명’ 서대문 유세에 참석해 랩에 맞춰 춥을 추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학원생인 이모(24·여)씨는 "부정적인 느낌이 크다. 검찰 위주 인사배치나 국정을 대하는 태도가 오만하다고 느껴진다"며 "정치 경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독단적인 이미지를 준다"고 꼬집었습니다.
 
반면 대학생인 차모(21·남)씨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친중보다는 친중·친미 외교를 펼쳐야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외교 관계에 있어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평가했고, 홍보회사에 재직 중인 이모(25·여)씨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는 낫다"고 평가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빈익빈 부익부 그만"
 
MZ세대는 정치권에 정치의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사업가 김모(35·남)씨는 정부와 여야를 향해 "서로 물고 뜯지 말고, 국민을 1순위로 생각하는 좋은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 빈익빈 부익부가 생기지 않도록 기업과 정치인 등 경제사범의 불법과 비리에는 엄격한 처벌을 내렸으면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대학생 김모(24·남)씨는 "'최근 정치가 정책적으로 의미 있는 토론들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의문이 든다. 두 개로 나눠서 서로 싸우기에 바쁜 정치판이다. 그런 것들이 상대 진영을 견제하기는 좋지만, 나라를 위한 정책을 펴내기에는 전혀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근 뉴스를 안 보는 이유도 TV를 틀어봤자 '돈 봉투가 나왔다'는 얘기밖에 없으니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를 떠나서 그런 모습 자체를 보기 싫다"고 자성을 촉구했습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021년 12월28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MZ세대와 함께 공정과 공존의 일터를 말하다!'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30대 남성 박씨는 "서로 잘한 것은 잘했고 못 한 것은 못 했다고 해야 하는데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국정운영과 정치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정부나 정치권에 바라는 게 많았는데 이제 포기했다"며 "그냥 나라를 더는 망치지만 말아달라. 그래도 서민경제를 우선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20대 남성 차씨도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로서 촉법소년 제도 폐지 등 악법들을 수정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보다 좋은 바탕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광연·윤혜원·최수빈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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