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연말 신규 상장 기업들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파두(440110) 사태 등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따따블’(상장일 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테마주를 필두로 시작된 수급 쏠림 현상이 새내기주로 옮겨 붙은 모습입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장한 신규상장기업 5곳(스팩 제외)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평균 174.20%에 달했습니다.
케이엔에스(432470)와
LS머트리얼즈(417200)가 각각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했으며, LS머트리얼즈는 전날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420% 급등했습니다.
올해 연말 신규상장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12월은 통상 기관의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과 연말 대주주 양도세 이슈 등으로 거래가 줄어드는 시기인데요. 코스피 역시 지난 11월 2500선을 회복한 이후 한 달째 횡보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자금은 신규 상장 기업에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총 10조1923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날 상장한
블루엠텍(439580)에 1조8931억원이 몰렸습니다. LS머트리얼즈 거래대금(6905억원)까지 더하면 전체 거래대금의 25% 이상이 두 종목에 몰렸습니다.
기업들의 수요 예측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달 수요 예측을 진행한 3개사 모두 수요예측 최상단 이상을 확정했는데요. LS머트리얼즈가 희망 가격 범위(4400~5500원) 상단보다 높은 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으며, DS단석도 희망밴드(7만9000~8만9000원)를 초과한 10만원으로 확정했습니다. 블루엠텍은 공모가 희망범위(1만5000~1만9000원) 최상단을 확정했죠.
올해 연말과 내년초 IPO 시장이 한산하다는 점도 기관 수요 예측 흥행 이유로 꼽힙니다. 올해 스팩 상장, 재상장 등을 제외한 일반신규상장기업은 총 84곳인데요. 이달 상장했거나 예정 기업은 6곳에 불과합니다. 내년 초에도 신규상장기업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상 예비심사승인 이후 상장까지 2달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요. 11월 중에는 예비 심사를 통과한 곳은 7곳에 불과합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연말 주도 섹터 없는 증시가 이어지다 보니 트레이딩에 적합한 종목에 수급이 쏠이면서 IPO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기관 투자자의 시각도 변했다는 분석인데요. 이 대표는 "기관도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하다 보니 밸류에이션을 보기보단 ‘높은 가격부터 쓰고 보자는 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공모주 시장 과열로 인해 수요 예측 첫날 가점을 주는 ‘초일가점’ 제도가 겹치면서 기관들은 수요 예측 첫날부터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내고 있고 이에 따른 가격 발견 기능도 사실상 사라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신규 상장 기업들의 경우 개인투자자 자금 쏠림 심화로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대표는 “적정가격을 넘어선 신규 상장주들이 수백프로 상승하고 있는데 일시적인 현상으로 계속 유지 될 수 없다”며 “1월에 주도 섹터가 형성되고 나면 수급도 관련 섹터로 이동할 것이고 주가도 적정 가격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LS머트리얼즈 상장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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