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지난 6월 말부터 국내 증시에선 '따따블'(상장일 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달성하는 첫 공모주가 누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만큼 비상장 기업을 증시로 안내하는 주관사에 대한 역량도 관심사입니다. <뉴스토마토>는 주요 증권사의 IPO 담당 임원을 만나 시장 상황과 각사별 특장점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IPO 본부장은 25년간 IPO 한 우물을 판 IPO 전문가입니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은 IPO 주관 실적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8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성 본부장을 만나 현재 IPO 시장에 대한 진단과 오랜 경력으로 얻은 노하우를 들어봤는데요. 성 본부장은 시장 과열로 인해 기관,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식는 것을 염려하며 IPO 기업 선정시 첫 번째로 업황을 살핀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IPO 본부장이 지난 8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한결 기자)
지난 6일 공모가 대비 400% 상승을 기록한 첫 공모주(케이엔에스(432470))가 등장할만큼 최근 공모주 시장은 뜨겁습니다. 요즘 시장 분위기를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현재 IPO 쪽 시장 분위기는 좋습니다. 다만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 같아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과열이 유지되는 시장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좋은 시장은 정화 기능이 작동돼 기업이 가치에 맞는 적절한 평가를 받는 시장입니다. 지금 IPO 시장은 정화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로 보입니다. 공모가 시가총액이 1000~2000억원이던 기업이 한시간 만에 5000억원, 6000억원, 1조원까지 오른 다면 기관 투자자들이나 외국인들은 주식을 사지 않고 상장 첫날부터 관심을 가지지 않죠.
결과적으로 해당 기업은 일반인들만 매매하는 기업이 되는 겁니다. 신규 상장사들이 그런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머티(450080))의 경우 현재 공모가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르며 기관과 외국인이 쉽게 들어올 수 없는 밸류인데요. 그런 측면에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아쉬워하죠. 우량한 기관 투자자, 우량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업에 들어와 줘야합니다. 때문에 최근 IPO 시장 분위기는 좋지만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IPO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공모가입니다. 공모가 산정을 위해선 기업 미래 실적도 추정해야 하는데요. IPO 기업과 스팩 합병 기업의 미래 추정 실적이 너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가격 결정 기능이 IPO에서 제일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IPO 시장에서는 가격 결정 기능이 현재로선 잘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은 2000개 정도가 있습니다. 그 중 기업 가격에 대해 의사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관이 많지 않은데요. 가격 결정 기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밸류에이션 능력을 구비한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 추정치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근거입니다. 당해 년도실적은 어느 정도 추측 해볼 수 있지만 2년 후 실적을 정확히 예상할 확률은 50%가 되기 힘들죠. 추정치에 나와 있는 숫자를 검증해서 밸류를 판단하기 보단 추정치를 썼던 명확한 근거를 보고 투자 해야 합니다. 기업들도 추정치보다는 미래에 어떤 일을 할 건지에 대해서 자세히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5년간 IPO만 하셔서 노하우가 많으실텐데요. IPO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IPO를 원하는 기업이더라도 모든 기업을 다 주관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상장이 잘 될 것 같다고 판단한 기업을 주관하는데요. 첫 번째로 살피는 부분은 업황입니다. 좋은 업황에 속해 있는 기업, 현재 업황도 중요하지만 2~4년 간 좋아질 업황에 있으면서 4~5년 정도 좋은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는 기업을 1순위로 뽑죠. 요즘 저희가 주목하는 섹터는 하이테크입니다. 인공지능(AI), IOT, 2차전지, 반도체 등이죠. 특히 AI 쪽은 로봇이든 2차전지든 자율주행이든 마지막에는 AI로 귀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IPO 주관 실적 1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성과에 대한 평가와 내년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내려간 적도 없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주가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IPO 본부는 총 55명으로 팀이 4개가 있는데요. IPO 업무를 하는 팀 3개, 한 팀은 IPO 딜 세일즈를 전담하는 팀입니다. 이 팀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는 단계로 올라오면서 좋은 성적도 따라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형 빅딜이 소화될 수 있는 시장은 아니었기 때문에 양적인 측면에선 아쉬웠는데요. 의미 있는 빅딜 두개를 해내는 등 질적인 측면에선 성과를 냈습니다. 내년에도 양적인 면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성과를 더 찾아봐야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IPO 딜을 하는 팀 3개가 1년에 5에서 7개 사이의 기업을 상장하는데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봅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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