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수에즈 운하가 분쟁 탓으로 해상 운항의 차질이 생기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의 항로 이용 중단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물류난'이 발생하자 전세계 컨테이너 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년 2개월만에 1700선을 넘겼습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CFI는 지난달 29일 기준 1759.57포인트(p)로 전주 대비 40.2% 상승했습니다. 이는 그 전주 기록한 1254.99p를 뛰어넘는 연중 최고치입니다. SCFI가 1700선을 돌파한 건 지난해 10월 이후 약 14개월 만입니다.
당초 SCFI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만 정체 현상에 따른 선복 부족 등으로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22년 1월 지수 집계 이후 최고점인 5109.6p를 찍었습니다.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급락이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6개월 넘게 1000선을 등락하던 SCFI는 지난해 9월 886.9p로 하락해 4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후 재차 1000선 안팎을 오르락내리락하다 이번 이슈로 지수 급등한 겁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그래프. (캡처=상해해운거래소 사이트)
이번 지수 상승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선박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우회 선박들은 약 6500km 추가 항해가 더 필요해 기존 항로보다 소요 시간이 7~8일 더 걸리게 됩니다.
수에즈 항로는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20%, 해상 무역의 10%, 해상 가스 및 석유의 8~10%가 이동하는 핵심 교역로인만큼, 선박 공급 효과가 적어져 물류 차질이 빚어진 겁니다.
상황이 이러자 세계 1, 2위 컨테이너선사인 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를 포함해 국내 HMM도 희망봉으로 항로를 변경했습니다. 당초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이 다국적 함대를 꾸려 홍해 해역 안보 강화에 나서 수에즈 운하 봉쇄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수에즈 항로 운항을 중단했던 머스크도 지난달 27일 수에즈 운하 통과 계획을 밝혔다가 후티의 공격에 재차 중단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들의 운항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해당 구간의 물동량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선복량 공급이 필요하다"며 "희망봉 루트의 경우 145~170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의 선복량 추가가 필요하며, 글로벌 컨테이너 선복량의 6%에 육박한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스위스 해운사 MSC 컨테이너선박 모습. (사진=MSC)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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