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책금융연구소가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묻습니다
2024-08-01 06:00:00 2024-08-01 07:03:21
K-정책금융연구소는 지난 2월 '1사 1법'으로 되어있는 정책금융 공공기관의 존재 근거법을 개정함으로써 글로벌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이끌고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의 잠재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정책금융 생태계 혁신을 위해 출범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방형 통상국가인 대한민국이 '공급망 재편'이라는 국제경제 질서의 신(新)블럭화 국면에서 선진국으로 안착할 수 있는 기회와 원동력을 확보하고 시현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이같은 연구의 일환으로 K-정책금융연구소는 11개 주요 정책금융기관이 법상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생태계 평가 A항목)으로 공개 질의합니다. 해당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각과 형식의 질문에 난감해할 수도 있겠으나 공공기관도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국민과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1.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는 2004년 주택금융 신용보증기금과 주택채권유동화회사가 통합되며 설립됐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이하 주금공법) 제1조(목적)에는 '주택저당채권 등의 유동화와 주택금융신용보증 및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 업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주택금융 등의 장기적·안정적 공급을 촉진해 국민 복지증진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주금공은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까?
 
재무건전성 악화, 경영실적평가도 2년째 'C'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지난해 열린 주택금융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금공)
 
2. 주금공법 제22조(업무)에서 1항의 주요업무는 채권유동화, 채권보유, 증권(주택저당, 학자금대출 등)의 지급보증, 금융기관 신용공여, 신용보증, 주택담보 노후연금 보증과 그에 수반한 신탁 및 지급, 구상권 행사와 2항에는 '서민층 주택구입에 우선적 지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제55조~57조와 제59조에는 제1조 목적에 나오는 주택금융신용보증과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이 부실해질 경우를 대비하여 정부 및 금융기관 출연금 등 관련한 기금 및 계정 설치, 재원조달 및 사용처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상 주금공이 할 수 있는 일은 대단히 많지만 국토교통부 산하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중복 사업 또한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 기관 간 업무 협의 및 조정이 되고 있습니까? 또한 주택보증과 관련해 제22조 2항 '서민층 주택구입에 우선적 지원'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3. 한국의 자산시장은 주택 (특히 아파트)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과정은 '주택토지공사 등- 건설시공사-인허가 지방자치단체-시행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은행 등 모든 금융기관-수분양자'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쇄적 구조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택시장을 먹이사슬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한국에서 대다수의 집(아파트)의 50% 이상은 누구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은행 소유'라고 답합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주택담보대출이 안정적인 수지 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바로 뒤이어 주금공 및 증권사들이 수백조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流動化)시켜서 수익을 얻고 은행의 리스크 헤징(hedging)은 저절로 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부동산도 알고 보면 금융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면 고구마 줄기같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응 구조라서 어느 한 부위를 도려내도 해법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 발 고금리가 몰고 온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휘청대고 집값이 폭락하고 이로 인해 깡통전세 등 온갖 비정상적 주택문제가 한꺼번에 터지고 있을 때에는 손을 어디서 어떻게 써야 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줄줄이 엮여있는 사슬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공공적 재원이 가장 풍부한 주금공이 시장기능이 정상화될 때까지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주금공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 주금공의 부채비율은 2020년 215.2%에서 지난해 739.7%까지 치솟았고 오는 2027년이면 1035.3%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최근 역전세,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지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규모 역시 악화 일로입니다. 주금공은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보통(C) 등급을 받았습니다. 2021년 우수(A) 등급을 받은 뒤 2년째 C등급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2년 전부터 미국발 고금리로 인하여 부동산 관련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주금공은 건전성 회복과 수익 다각화에 대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습니까?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주택연금 제도 보완해야"
 
 
5. 주금공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주택저당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기초로 유동화증권(△MBS △MBB)을 발행하여 투자자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채권시장으로부터 장기 저리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 사업 재원을 획기적으로 확충했고, 또한 정부와 금융기관의 출연금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금자리 모기지론과 적격대출 공급, 금융기관의 전세자금 대출 및 아파트 중도금 대출 보증서 발급, 주택건설자금 대출 주택보증, 학자금 대출 보증, 주택담보노후연금 공급 등의 의미 있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조달한 재원의 잔액은 얼마이며, 각종 사업에 집행된 정책금융 잔액은 각각 얼마나 됩니까? 법 제52조(사채 등의 발행), 제53조(자금의 차입)에 해당되는 잔액을 어느 정도로 보유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회수불능'이나 '회수의문'으로 처리된 주택보증의 건수와 금액은 얼마나 됩니까?
 
6. 주금공은 2020년 7월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택 임대차계약과 관련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사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반환보증 가입자 증가와 함께 보증사고도 급증하자 정부는 지난해 5월 주택 공시가격 적용 비율을 150%에서 126%로 하향 조정하며 가입요건을 강화했습니다. 이에 저가 주택 등이 가입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임차인 보호가 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또 바뀐 주택 공시가격 적용 비율 하향 기준이 신규 보증에만 적용됨에 따라 이전 기준 가입자 상당수는 갱신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세금 사후 보호 방안으로 △임대인의 임대보증금 보증 의무 가입 확대 △기존 임차인이 해당 임대차 종료 시까지 기존 비율 (150%) 갱신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주금공는 어떤 개선안을 고려하고 있습니까? 
 
7. 내년이면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의 20%를 초과하는 한국은 조만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노후소득 보장체계 확보를 위한 주택연금 보완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특히 노령가구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높은 가운데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통한 노후소득 보장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주택금융연구원은 지난 4월 주택연금을 활용한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한 중장기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가입 기준상 주택 가격, 용도, 실거주 요건 등의 제한을 완화해 가입대상을 늘리고 지방자치단체 예산 출연 등으로 취약계층 월 지급금을 증액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더불어 연금 가입자의 유휴 담보주택을 공적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등 운용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주금공은 초고령 사회에 맞춰 주택연금 제도를 어떻게 보완할 계획입니까?
 
사장 공석 5개월째…경영공백 우려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옥 전경. (사진=주금공)
 
8. 주금공은 의사결정 기구로 주택금융운영위원회, 이사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이며 이사회는 공사 업무 집행에 관한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의결기구인데 운영위 위원장과 이사회 의장은 모두 주금공 사장이 겸직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구조가 ESG 경영에 정면으로 저촉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에 대한 주금공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9. 2022년 공공기관 노동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주금공은 초대 노동 이사로 전임 노조위원장을 선임했습니다. 노동 이사제를 도입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주금공 이사회에서 노동 이사의 의사 발언, 제안 등의 활동은 어떻습니까?
 
10. 주금공의 비상임이사들은 지난 2022년 46건의 경영 제언을 했고 정책 반영률은 78.3%였습니다. 2021년 37건, 62.2%보다 상승한 수치입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10% 이상을 목표로 설정해 58건의 경영 제언, 86.1%의 정책 반영률을 설정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습니까?
 
11. 전임 주금공 사장은 지난 2월 임기가 만료됐습니다. 5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사장 공모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2017년과 2021년에도 사장 인선에서 난항을 겪었습니다. 계속되는 사장 임명 공백은 경영 목표 달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번 난항을 겪는 사장 임명에 대해서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와 논의한 바 있습니까?
 
12. 주금공의 자회사인 HF파트너스는 출범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잡음이 적지 않습니다. 주금공은 지난해 11월 HF파트너스에 시정, 주의, 개선, 권고 등 20여 건에 달하는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에는 경고와 징계 처분 요구도 각각 3건 포함됐습니다. 지난해 초에는 직원이 명예훼손 등 혐의로 대표를 고소했으며 대표이사가 두 차례 바뀌는 등 불안정한 모습입니다. 주금공은 자회사 관리와 관련해 어떤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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