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력거래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간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과도한 보조금을 지적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한전의 계통연계 지연 문제도 짚고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14일 이 의원실에 따르면 이 의원은 민간석탄화력발전사업자에게 유리한 '정산조정계수' 문제를 지적할 예정이다.
한전은 발전사들이 전력을 팔 때 원가와 시장가격 차익 중 과도한 이익은 회수하고 부족분을 보전해주는 정산조정계수를 두고 있다. 특히 민간발전소 중 유일하게 석탄발전소에 대해서는 정산조정계수 산정 시 '적정투자수익 초과금액을 회수하고 미달액을 보전'하는 원칙을 적용, 발전기 건설과 운영에 소요되는 '총괄원가'를 보상하고 있다. 민간석탄발전소들을 위한 '보조금' 격으로, 산정 주체는 전력거래소이며 지급 주체는 한전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력거래소, 발전자회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기후대응과 에너지 전환에 역행하는 정책과 운영방침을 질타하고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현재 전력거래소가 추진 중인 7곳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사업에서 6곳이 민간사업자라는 점이다. 이들은 보전받을 투자비로 5조원 안팎을 제시했는데, 전력거래소가 용역을 의뢰해 산정한 표준투자비는 3조원대에 불과해 자칫 민간사업자의 '방만경영'까지 보상해줄 공산이 크다는 게 이 의원이 우려하는 내용이다. 이를 가능케 한 건 민간석탄정산조정계수 산정 기준이 최근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돼 왔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연료비는 표준연료비를 적용했지만 2017~2018년 규칙을 개정하면서부터 민간사업자가 건설해 운영하는 해당 발전기 연료비를 적용해주고 있다. 최종투자비도 표준투자비 외에 민간업체의 '소명절차'를 진행해 결국은 공사비를 과다하게 보상해주게 된 것이다. 투자보수율도 프로젝트 파이낸싱 금리까지 고려해주다보니 업체가 효율적 경영으로 조달금리를 인하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현재 건설 중인 삼척석탄화력의 경우 공사비만 4조9124억원으로 지원금이 5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삼척발전소는 오는 2024년 가동 예정이지만 전력시뮬레이션 결과 2030년부터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해 가동률이 절반을 하회, 2040년에는 25%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의원은 지적한 있다. 이에 이 의원은 삼척석탄의 민간사업자인 포스코에너지와 삼척블루파워 대표를 내주 종합감사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이 의원 측은 "경제성이 사라지는 전원인데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철퇴는커녕 석탄발전에 더 보상해주기 위한 방향으로 바뀌는 거 아닌가 싶다"며 "계속된 보상과 더 유리한 방향의 규칙 개정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도 역행하는 조치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결국 이 비용은 전기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블룸버그가 한국 발전단가 추세를 분석한 결과 2024년부터는 신규석탄발전소를 건설해 30년간 전기를 생산하는 것보다 태양광발전소를 새로 지어 생산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결론이 났다. 2027년부터는 기존 석탄발전소에 연료만 넣어 돌리는 것보다도 신규 태양광발전소를 지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더 경제적인 시점이 온다고 한다. 또 라자드 리포트는 지금 시점에서 태양광 발전단가가 원자력보다 76%, 석탄보다 66% 저렴하다고 분석했다. 국가마다 조금씩 달라도 결국 이런 추세에 수렴하게 되는데 2024년 가동하는 신규석탄발전소를 짓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지적이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학 시절부터 환경에 관심을 두다 변호사가 된 뒤 김앤장 환경·에너지팀 5년 근무를 거쳐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을 설립, 3년여간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다 올해 국회에 입성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탈석탄과 에너지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의원실 제공
이 의원은 이 같은 취지로 최근 한전 이사회에서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 투자 안건을 통과시킨 점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밝힐 계획이다. 이 의원 측은 "사업을 시작했을 때 문제가 생기면 주주에도 책임이 가는데 실제로 추진하면 손해를 볼 거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석탄화력발전사업 축소 대안인 재생에너지 확대에 장벽이 되고 있는 한전의 계통연계 지연 문제도 들여다 본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특성상 소규모 민간사업자가 많다. 이들이 생산한 전력을 한전의 송·배전망까지 연결해야 소비자에게도 공급될 수 있다. 한전은 2016년 10월부터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의 '송전접촉설비' 비용을 보상해주는 방식으로 민간사업자의 재생에너지 참여를 장려해 왔는데, 현재 선로 포화 상태로 1만8000여건이 대기 중이다. 한전의 허가를 받고 태양광 설비를 건설했는데, 생산한 전기를 옮길 수 없어 수익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전국태양광발전협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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