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분사를 추진한다. 분사로 설리될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이하 우버)'와 협력해 T맵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버는 해당 기업에 약 1억5000만달러(한화 약 1725억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SK텔레콤은 16일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분사는 SK텔레콤이 분할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11월 26일이며, 분할 기일은 12월 29일이다.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신사업 구도. 사진/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확대하며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MaaS) 사업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4대 핵심 모빌리티 사업은 △T맵 기반 주차·광고·UBI(보험 연계 상품) 등 플랫폼 사업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호출·대리운전 등 온 디맨드 서비스 △렌터카·차량공유·택시 등을 운송수단을 묶어 구독하는 '올인원 MaaS'다.
T맵은 월간 사용자(MAU) 1300만명으로 모바일 내비게시연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차량 내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차량 호출·스마트 주차장·택시·대리·대중교통 연결 등 서비스를 붙여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호출 사업은 JV를 꾸릴 계획이다. JV 출범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다. 해당 JV는 국내에서 가맹 택시를 출시할 계획인 우버와 T맵 택시를 합쳐 운영된다. 우버는 해당 JV에 1억 달러(한화 약 1150억원) 이상 투자를 약속했다. 조인트벤처는 티맵모빌리티가 가진 T맵 택시 드라이버, 지도·차량 통행 분석 기술과 우버의 전 세계적인 운영 경험, 플랫폼 기술을 합쳐 택시 호출 사업을 전개한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사용하는 운전자. 사진/SK텔레콤
모빌리티 산업을 향한 SK텔레콤의 관심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부터 드러났다. 당시 CES를 방문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차세대 미디어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ICT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이 모빌리티로 눈을 돌린 이유는 이동통신사로서 보유한 선도적인 5G이 자율주행 기술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CES에서 발표한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 시제품이나 글로벌 전기차업체 바이턴에 적용을 약속한 차량 내부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은 모두 5G를 통한 초연결·초저지연 정보 전송이 필요하다. T맵을 기반으로 한 통합 플랫폼에 자율주행 기술까지 더하면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자회사로 분할한 후 외부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SK텔레콤이 지금까지 11번가·ADT캡스·원스토어 등 자회사를 외부 자금 유치로 키워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우버와 협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결국 이번에 분사되는 SKT 모빌리티 사업부문이 향후 5G 자율주행 회사로 진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SKT는 모빌리티 자회사를 SK그룹에서 자율주행자동차 및 공유 경제를 주도하는 사업체로 육성할 가능성이 높으며, 우버의 지분 참여도 이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향후 T맵에 5G·AI 기술을 접목한 '플라잉카 내비게이션'과 높은 고도의 지형 지물을 고려한 3차원 HD맵, 플라잉카를 위한 지능형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 등에 도전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글로벌 최고 기업인 우버와 함께 고객들이 이동에서 발생하는 비용 ··시간을 행복한 삶을 누릴 시간으로 바꾸고, 어떤 이동 수단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양한 역량을 가진 기업들과 초협력을 통해 교통 난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플라잉카'로 서울-경기권을 30분 내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넬슨 차이 우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은 우버가 가장 먼저 진출한 국가 중 하나로, SKT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시장 잠재력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모빌리티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승객 및 드라이버 모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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