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제주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60대 남성이 접종 사흘 만에 사망한 소식이 전해졌다. 인천 고교생 사망 사례 이후 독감 백신을 접종 후 사망 의심 사례가 4건째 잇따르면서 '백신 공포증'이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구체적인 사망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전문가들도 백신과의 연관성은 없을 것이라며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잇단 사망 소식에 누리꾼들은 독감 백신 접종 사업 자체를 잠정 중단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일 독감 백신을 접종한 60대 남성 A씨가 사흘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씨는 국가 무료예방 접종 대상자로, 지난 19일 오전 9시쯤 제주시 소재 민간 의료기관을 찾아 인플루엔자 무료접종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 보건당국은 A씨가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음을 고려해 사망과 백신 접종의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역학 조사에 착수했다.
전날 오후 2시경에는 대전 서구의 82세 남성 B씨가 백신 접송 하루 만에 숨졌다. 남성은 오전 10시 동네의원에서 독감 백신 주사를 맞았다. 해당 백신은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오전 7시경 전북 고창군 78세 여성C씨도 사망한 채 발견됐다. C씨는 전날 오전 9시쯤 동네의원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이틀 뒤 사망했다. 접종한 백신은 상온 노출이나 백색 입자가 발견된 백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감 백신 관련 사망 사고의 첫 사례인 인천 지역 17세 남자 고등학생 D군은 지난 14일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맞고 이틀 뒤인 16일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는 사망자 사인에 대해 '미상'이라는 1차 소견을 냈다.
백신 상온 노출 사건으로 잠정 중단됐던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재개된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접종을 원하는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맘카페와 블로그 등 온라인 상에는 "이정도면 정부 백신 사업 계속하는 것 문제 있는 거 아니냐", "인과관계 파악이 되기 전까지 백신 접종을 미뤄야 하지 않나", “아이들 맞은 독감 백신은 괜찮은 거냐” “무료 접종하신 분들 괜찮냐”는 반응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주일새 백신 접종자 사망 사례가 4건이나 보고되면서 방역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질병관리청은 사망을 비롯한 350여건의 각종 이상반응이 백신에 따른 것인지 아직 구체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부검 등 원인 조사와 역학조사를 통해 관련성을 파악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국내서 독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단 1건이다. 2009년 10월 65세 여성이 예방 접종 이후 두 팔과 다리의 근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겪은 뒤 입원 치료 중 폐렴 증세가 겹치며 이듬해 2월 사망한 사례다. 2009년 당시 독감 접종 이후 8명이 숨졌지만, 65세 여성만이 백신과 인과관계가 확인됐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am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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