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 영향과 온라인 사업 집중으로 주요 화장품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불공정 가격 정책으로 생긴 로드숍 가맹점주와 갈등은 21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화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로드숍 가맹점주와의 갈등 문제 등으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앞서 서 회장은 고열과 근육통을 이유로 불출석했으나 상태가 호전돼 출석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화장품 가맹점 주인들은 동일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몰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가맹점에 대한 제품 공급가는 일반적으로 제품 정가의 55%인데, 온라인몰에서는 공급가보다 싼 가격에 제품 구매가 가능해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불공정 가격 정책이 국감을 비롯해 주요 화두로 떠오르자 지난 16일 가맹점주들과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아리따움 가맹점 협의체인 전국 아리따움 경영주 협의체, 전국 아리따움 점주 협의회와 체결한 협약은 60억원 규모 지원을 포함한 7개 시행안을 담고 있다. 각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지원, 재고 특별 환입, 폐점 부담 완화, 전용 상품 확대,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이다.
서 회장은 디지털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과 함께 이니스프리 온라인 전용 제품을 선보이는 등 온라인 채널 강화에 힘쓰고 있다. 수익이 부진한 '아리따움'을 정리하면서 활발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과정에서 가맹점의 피해를 등한시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온라인 몰에 화장품을 공급하면서 오프라인 가맹점의 피해가 심화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온라인 사업 확장전략으로 2018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동안 아리따움 206곳, 이니스프리 204곳, 에뛰드하우스 151곳 등 총 661곳의 가맹점이 폐점했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미샤 매장 역시 2018년 698개였던 매장 수가 올해 상반기엔 480여개로 줄었다.
화장품 본사는 가맹점에 월세 지원, 직영 온라인몰 매출을 가맹점으로 연계, 가맹점 운영자금 지원 등 여러 상생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다중 유통채널 정책으로 인한 온라인과 가맹점 간 가격 차이라는 본질적 문제 해결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대표이사 회장.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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