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은 30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 "남측이 주민을 통제하지 못한 것에 우선 책임이 있다"면서 "우발적사건이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갔던 불쾌한 전례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남조선 전역을 휩쓰는 악성 비루스(코로나19)로 인해 긴장하고 위험천만한 시기에 예민한 열점 수역에서 자기측 주민을 제대로 관리, 통제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통신은 북한 최도지도부가 사건 조사결과를 통보하고 미안함을 전했다면서 "우리는 서해 해상의 수역에서 사망자의 시신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안타깝게도 아직 결실을 보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해당 부문에서는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달 25일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한 실망감을 더해준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를 전한 바 있다.
또한 통신은 "평화상태에 있는 나라들 호상간에도 국경에서 벌어진 크지 않은 사건을 놓고 치열한 총격전으로 확산된 실례들이 수없이 많았다"며 "하물며 지금 북남간에는 평화가 아닌 정전상태가 엄연히 지속되고 있고 더우기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은 불과 불이 맞서고있는 서해열점수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남측 주민이 어떤 의도로 우리측 수역에 불법침입했는지도 모르고 단속에까지 즉각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군인들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하는 것은 남측에서도 불 보듯이 헤아릴 수 있는 뻔한 이치"라며 자신들의 책임을 부인했다.
아울러 통신은 "지금 남쪽에서는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동족사이에 불신과 대결을 극대화하려는 불경스러운 작태가 날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이제는 도수를 넘고 있어 우리 군대와 인민의 우려와 격분을 자아내고 있다"며 '국민의힘' 등 보수진영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군 장갑차에 의해 남조선 주민이 사망한 끔찍한 사건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없이 덮어두고 우리 공화국에 들어오려고 군사분계선 지역의 강을 헤엄쳐 건너던 자기측 주민에게 무차별적인 기관총 사격을 가해 즉사시키는 주제에 감히 누구의 인권에 대해 떠들 체면이라도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북한군의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와 함께 연평도에서 수색작업 중인 무궁화 15호에 올라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쳐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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