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홍콩 선사가 발주한 7척의 메가 컨테이너선이 중국에 넘어갔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올 들어 컨선 수주고를 올리지 못한 가운데 연말로 예상되는 독일의 메가 컨선 발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SPLASH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홍콩 선사 OOCL이 최근 중국에 2만3000TEU급 메가 컨테이너선 7척을 발주했다.
OOCL은 중일 합작 조선소인 난퉁코스코가와사키조선(NACKS), 다롄코스코가와사키조선(DACKS)과 각 3척,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11억달러이며 오는 2024년 인도될 예정이다.
OOCL은 상반기과 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메가 컨선을 발주했다. 앞서 3월에도 NACKS와 DACKS에 총 5척의 메가 컨선을 나눠 발주한 바 있다. 이번 발주는 상반기에 이은 추가 물량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업계는 OOCL이 중국에 발주한 것에 대해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OOCL은 지난 2018년 중국 국영선사 코스코(COSCO)에 인수됐다. 중국 정부가 금융지원을 앞세워 자국 조선소에 물량을 밀어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이 자국 발주 물량에 힘입어 메가 컨선을 수주하면서 한국은 다음 수주전을 기다려야 한다. 국내 조선3사는 올 들어 아직 컨선 수주실적이 없다. 국내 조선업계 3분기 누계 컨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6%나 줄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발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다. 코로나19 사태로 연초 보류했던 2만3000TEU급 6척 발주를 앞두고 있다. 특히 OOCL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메가 컨선을 발주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최근 운임이 급등하면서 지연됐던 발주가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하팍로이드는 환경규제 대응을 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으로 발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운항 효율성과 안전성만 보면 한국 조선사가 유리해 보이지만 중국은 가격경쟁력이 상당하다. 한국보다 건조가격이 10% 가량 저렴한데다 중국 정부로부터 금융지원도 받을 수 있다.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하팍로이드가 선박 효율성 제고와 향후 중고선 매각을 염두하고 있다면 한국에 발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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