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올 상반기 SBI 등 상위 5개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60%대로 하락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0.5% 수준까지 내려갔지만 오히려 수용률과 이자절감액은 전년보다 더 줄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이 과도한 대출 수익을 얻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 상반기 상위 5개 저축은행의 금리인하권 수용률이 크게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외부 모습. 사진/뉴시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저축은행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현황'에 따르면, 자산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평균 금리인하권 수용률(건수 기준)은 60.3%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85.2%) 대비 24.9%포인트 감소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수용률은 50%로, 전년 대비 28.6%포인트 내려갔다. 금리인하권 수용에 따른 이자절감액 규모도 크게 줄었다. SBI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절감액은 4억2000만원으로 전년보다 2억8000만원 하락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상반기 금리인하 수용률은 67.1%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7.9%포인트 감소했다. 상반기 금리인하권 수용으로 고객이 얻은 이자절감액은 1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억3000만원 내려갔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내림폭이 가장 컸다. 상반기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금리인하권 수용률은 26.1%로 지난해보다 73.5%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이자절감액도 3000만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절감액 7억1000만원에 비하면 약 23배 가까이 줄었다. 다만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금리인하요구 접수건수가 지난해보다 5배가량 줄어 지표상 하락폭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금리인하권 수용률은 지난해보다 소폭 내려가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OK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금리인하권 수용률은 98%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상반기 금리인하권 수용에 따른 이자절감액은 지난해보다 3억3000만원 감소한 1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웰컴저축은행은 금리인하권 수용률이 98%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이자절감액은 1억3000만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3억3000만원 감소했다.
이처럼 서민금융 기관인 저축은행들의 금리인하권 수용률이 낮아지자 수익을 과도하게 챙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내내 기준금리가 1.5% 수준으로 유지된 것과 달리 올해는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하락했지만, 사실상 인하 효과가 대출금리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올 상반기 상위 5개 저축은행 순이익은 33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6% 증가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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