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더기 소송 등으로 미국 대선 레이스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 같은 불확실성이 미국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리서치 노트를 통해 "즉각적인 선거 결과의 부재가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도 "미국 당국이 결국은 의미있고 지속적인 신용 영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당국이 법치 프레임에 벗어나지 않는 방식으로 개표 지연과 결과에 대한 분쟁을 잘 해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앞서 미국 대선과 관련해 무디스를 비롯한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선거 결과와 이를 둘러싼 분쟁이 미국 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피치레이팅스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완벽한 '트리플A'(AAA)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던 것은 권력 이양 규칙 준수에 대한 강력한 믿음과 과거 경험들도 주요 이유 중 하나"라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결과 불복, 관련 소송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될 경우 현재 최고 수준인 AAA의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피치의 이 같은 경고는 대선 혼란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부터 우편투표에 대한 조작 가능성을 언급하며 문제삼았고, 대선 결과가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라며 줄곧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3일 치러진 선거는 당선자를 확정짓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펜실베이니아·조지아를 상대로 재검표 및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승리가 예측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도 "법률팀이 대기하고 있다"며 소송이 제기될 경우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연방대법원 판결로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다면 지난 2000년 대선에 이은 두 번째 사례가 된다. 2000년 대선에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민주당 후보 간 플로리다 투표 검표와 관련해 소송전이 전개되면서 당선자 확정까지 36일이 소요됐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부시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고, 고어 후보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는 선택을 했다.
4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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