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트럼프 기다리는 줄소송…전례없는 '셀프 사면'?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기다리는 '줄소송'에 전례 없는 '셀프 사면'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 맨해튼 지검이 수사 중인 '성추문 입막음'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맞닥뜨릴 줄소송의 시작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의 성추문, 탈세, 보험 사기, 사문서 위조 의혹 등 불법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 개인과 트럼프 그룹에 8년치 납세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측은 재임 중 형사소추를 금지하는 '면책 특권'을 주장했고 양측이 대법원까지 가는 긴 법정공방을 이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면 더는 납세자료 제출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진다. 

 

노먼 오언스타인 미국기업연구소 정치학자는 "뉴욕주 검찰이 탈세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을 철창에 가둘 가능성은 99.99%"라면서 "이는 벌금으로 끝나는 범죄가 아닌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뉴욕타임스(NYT)가 대선을 앞두고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의혹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법률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로부터 탈세 혐의로 기소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성추문을 둘러싼 명예훼손 소송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E. 진 캐럴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폭행을 폭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형사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례는 전무하다. 이에 미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도 '재선 실패를 인정할 경우 수사가 본격화될 것을 우려한 버티기'란 해석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셀프 사면'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나는 나를 사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헌법에 대통령의 사면권이 명시된 만큼 셀프 사면도 이론상 가능하지만 전례가 없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종료 직전 스스로 물러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권한을 넘겨주고 사면권 행사를 부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생각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두 차례로 제한하고 있으나 연임이어야 한단 규정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재출마는 가능하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다 소송에서 지면 자연스럽게 재출마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CC에서 골프를 친 뒤 차를 타고 출발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 두 개를 치켜세우고 있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주장을 거듭하며 재검표 및 개표중단 소송 등 일련의 법적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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