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냐 우아한 퇴장이냐…트럼프, 막다른 길
2020-11-09 11:17:04 2020-11-09 11:17:04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 패배에 불복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가 '우아한 퇴장'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 자연인 신분이 되면 성추문·탈세 관련 소송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임기 만료까지 버티다 강제 퇴거당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승복 선언을 함으로써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체면을 지키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선거는 도둑맞은 선거였다"면서 “유권자 사기 선거 정황이 있다는 여러 증언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에도 이틀째 불복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소송전을 예고하는 등 '버티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평화적 정권 이양을 할 가능성도 높다. 곧 자연인이 되는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성추문 의혹 입막음을 위한 금품 제공 의혹, 가족 기업 탈세 혐의 등으로 줄소송에 휘말릴 전망이다. 대통령으로서 '면책특권'이 사라지며 그동안 피해오던 법적 분쟁을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파산 등 퇴임 후 직면할 위기를 고려하면, 전직 대통령 사면 예우 등을 받기 위해 늦게라도 우아하게 승복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측근과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공화당 소속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검표를 요구하는 법적 소송을 추진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대선은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검표와 대규모 소송전 등을 이어가도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미국 내 분열을 부추기는 행동을 이어가서는 안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하지 않을 경우 남는 선택지는 '백악관 강제 퇴장'밖에 없다.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까지 남은 2개월간 대통령 선임 절차와 정권 인수 작업을 진행한다. 바이든 후보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버티기를 이어간다면 '무단 출입자에 대한 강제 퇴거' 방침을 내놨다. 
 
현직 대통령에게 끌려나가는 극단적 상황만큼은 피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 향후 정치 행보를 고려했을 때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측근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뒤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 비록 졌지만,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백인과 노동자 계층, 히스패닉 유권자 지지층은 견고하다는 것만큼은 증명된 만큼 다가올 소송 악재 등을 극복하고 정치력을 회복에 주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CC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주장을 거듭하며 재검표 및 개표중단 소송 등 일련의 법적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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