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불공정 관행 뿌리 뽑는다
국토부, 연내 '생활물류발전법' 제정 목표
2020-11-12 16:34:59 2020-11-12 16:34:59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택배기사의 배송수수료 저하를 야기하는 업계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택배 배송시간을 단축시킬 공유형 택배분류장을 확충한다. 또 택배기사들의 직무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연내 '생활물류서비스사업발전'을 제정할 계획이다.
 
12일 정부가 발표한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택배기사의 배송 수수료를 떨어뜨리는 대형화주 백마진 관행을 조사하고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백마진은 택배사가 대형 화주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로 배송 1건당 600원 수준이다.
 
아울러 화주-택배사-대리점-택배기사 간 계약 관행, 거래조건 등 시장실태 파악을 위한 점검을 실시한다. 또 대리점 등이 택배기사에게 부과하는 위약금 등이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경우 금지하도록 표준계약서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택배사-대리점-택배기사와 협의해 갑질금지, 적정 작업시간, 심야배송 제한, 분류업무 명확화 등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마련하고, 이를 택배사업자 인정(등록) 요건으로 삼을 계획이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택배 배송시간 단축을 위해 도시철도 차량기지·공영주차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오는 2023년까지 공유형 택배분류장을 30개소 이상 확충한다. 또한 택배 분류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설비 보급을 위해 저리융자, 펀드 등을 활용한 연 5000억원 이상의 정책 자금도 지원된다.
 
관련법 제정에도 속도를 낸다. 이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오늘 발표한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입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정부는 국회 및 이해당사자 등과 긴밀히 협의해 연내에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택배기사들의 수입과 직결되는 택배 가격구조 개선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현재 택배배송 수수료는 1건당 800원 내외로 지난 2002년 택배가격은 3265원으로 배송 수수료는 1건당 1200원이었지만 2019년 기준으로 택배 가격은 2269원, 배송 수수료는 800원으로 오히려 줄어 택배사들의 매출 증가대비 기사의 매출은 더디게 올랐다.
 
국토부는 택배가격 인상은 곧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승근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배송 수수료에 대해서는 거래 구조를 개선하고자 한다"며 "소비자 부담 문제도 있고 택배업계·화주·택배기사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 기구를 출범시켜 구체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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