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환자용 치료제로 알려진 '렘데시비르'를 환자에게 투여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비싼 약 값에 비해 치료제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만큼 임상시험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이 정식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 효과를 저평가한 것을 두고 불만을 나타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HO 권고 사항 개발 집단(GDG) 전문가 패널은 "환자의 증상 정도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입원 환자에 대한 렘데시비르의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렘데시비르는 본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 중증 환자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전세계 50여개국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고, 지난달 22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치료제로 인정 받았다.
지난 7월 3일 연구자가 렘데시비르 약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WHO 전문가들은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거나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의 효과를 낸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 WHO는 렘데시비르와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는 약품 효과 비교를 위해 교코로나19 입원환자 총 7333명을 대상 4가지 무작위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앞서 WHO는 지난달 16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과 사망률을 줄이는 데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렘데시비르 투약에 따른 잠재 위험과 복잡한 약 투여 과정, 비싼 약값 등을 고려할 때 이번 권고는 적절했다는 평가다. 지난 6월 길리어드사가 공지한 렘데시비르 가격은 주사액 한 병당 520달러(한화 약 57만9124원)로 1회 복용량 기준으로 약 3120달러(한화 약 347만4744원)에 이른다.
다만 WHO 패널은 "렘데시비르가 아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 확실히 증명된 것은 아닌 만큼 이 약에 대한 임상시험을 계속하는 것은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렘데시비르 사용 중지 권고에 대해 길리어드 측은 "WHO 패널 지침은 아직 대중에 공개되지도, 충분한 동료 과학자 검토도 없는 임상시험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FDA 등 권위있는 기관이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표준 치료제로 권고한 것은 과학적 검토를 통해 임상적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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