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경찰이 경찰공무원 신규채용 시 기존의 '문신 금지'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문신이 불법 시술로 규정돼 있는 만큼 정서상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과 문신 때문에 경찰관이 될 수 없는 조항은 심각한 자유권 침해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3일 경찰 신규 채용자들에 대한 '문신 금지 기준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긴 '경찰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기준 개선(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선안에 따라 혐오감을 주지 않고 옷 밖으로 노출되지 않으면 경찰관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시술 동기·의미·크기'를 기준으로 문신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내용·노출 여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은 △폭력적·공격적이거나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는 내용 △사회 일반인의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을 야기할 수 있는 내용 △특정 인종·종교·성별·국적·정치적 신념 등에 대한 차별적 내용 등이 담겼을 경우 불합격 판정을 내리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6년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는 경찰에 2020년까지 문신 관련 신체검사 규정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2005년 '경찰공무원 채용 응시자에게 문신을 이유로 불합격 통보를 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행위'라는 취지의 권고 방침을 내놨다.
경찰의 문신 규정 기준 완화 방침을 놓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도 거세다. 찬성 의견을 내놓은 누리꾼들은 "소방공무원 중에는 문신한 사람이 많은데 경찰 공무원에게만 너무 과도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 같다" "문신이랑 도둑잡는 거랑 무슨 상관", ", "요즘 누가 조직폭력배들만 문신한다고 생각하나", "문신도 표현의 자유" 등의 의견을 내놨다.
문신 허용을 금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기준 완화를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타투자체가 우리나라에선 불법 시술인데 불법인것을 알고 시술한 사람을 경찰로 뽑는다는 것은 범법자가 범죄자 잡는 것", "정서적으로 문신은 받아들이기에는 여전히 거부감이 든다", "경찰이라는 직업이 국민들의 신뢰를 필요로 하는 직업인데 어디 무서워서 경찰을 보겠나. 위압감이 들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다음 달 3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경찰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부터 새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 9월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학교에서 2020년 제2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 필기시험 응시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며 발열확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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