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한항공이 국토교통부에 송현동 부지 매각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시에 이 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는데 서울시가 돌연 태도를 바꾸며 계약이 중단됐다.
대한항공은 27일 송현동 부지 문제에 대해 국토부 장관이 지도와 조언해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는 종로구 일대 3만6642㎡ 규모로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땅이다.
서울시는 전날 국민권익위원회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송현동 부지 매각 합의식을 앞두고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1조20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대한항공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울시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매각 합의식이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부지 매각 가능성이 사라졌다"며 "이에 따라 항공산업 자구대책, 주택공급대책, 도시계획 등 실타래를 한꺼번에 풀 수 있는 주무부처인 국토부에 절박한 심정으로 진정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국토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진정서에는 △서울시가 권익위 조정에 응해 대한항공이 수용할 수 있는 기간 내에 절차를 이행토록 지도·권고하고 △만약 이행할 수 없다면 공원화를 철회하고 대한항공이 민간매각할 수 있도록 지도·권고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사유재산권과 행정 권한 행사를 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조언해달라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2021년까지 이행해야 할 자구안에 송현동 부지 매각이 핵심인 만큼, 조속히 매각 절차가 이뤄져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며 "대한항공 임직원이 고통을 분담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국토부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가 이 땅을 공원화하겠다고 밝히며 대한항공과 갈등이 빚었으나 권익위가 중재에 나서면서 마무리되는 모양새였다. 권익위는 서울시가 LH를 통해 송현동 땅을 제3자 매입 방식으로 확보하고, 서울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시유지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태도 변화는 서부면허시험장 부지에 대한 마포구 주민들의 반발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당사자인 마포구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지 맞교환을 추진하는 상황에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일방적인 부지 맞교환을 중단하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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