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유니버설뮤직에 전곡 판권 넘겨…"가치, 비틀스 준할 듯"
2020-12-08 09:21:32 2020-12-08 15:54:3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60년 간 600여곡을 써 낸 미국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창작 음악 판권을 전부 판매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딜런이 세계 최대의 음악 유통사 유니버설뮤직에 판권을 넘겼다고 전했다.
 
WSJ은 정확한 액수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치는 약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록그룹 비틀스에 맞먹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딜런의 이번 결정은 그의 음악 사용에 대한 범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은 "그간 스스로 음악 통제권을 쥐고 있던 딜런이 보다 자유주의적인 접근법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음악 일생을 바친 이 아티스트가 다른 미디어와 예술가들에게 자신의 음악 이용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해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음악 스트리밍 산업이 정착하면서 판권 가격이 오른 점도 딜런의 결정 변화를 이끈 요인으로 보인다. 과거 판권 가격의 적정치는 1년에 벌어들이는 각 노래 로열티의 8~13배 정도였지만, 현재는 10~18배로 뛰어올랐다.
 
70년대를 풍미한 전설 밴드 플릿우드 맥의 스티비 닉스는 최근 자신이 작곡한 노래의 판권을 1억달러(약 1100억 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딜런은 1962년 데뷔 앨범 이후 39장의 스튜디오 정규 앨범을 냈고, 전 세계적으로 1억250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려왔다.
 
60년대 초반에는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 같은 정통 포크 곡을 발표해 스타가 됐지만, 60년대 중반부터 록과 포크를 접목한 포크록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로 꼽힌다. '라이크 어 롤링 스톤(Like A Rolling Stone)'가 대표적이다.
 
그간 딜런의 음악은 그의 허가 아래 미디어와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쓰여왔다.
 
미국 광고계의 '빅3'인 슈퍼볼과 빅토리아 시크릿 TV, 버드와이저 광고에 모두 쓰였다. 지미 헨드릭스와 스티비 원더를 비롯해 아델 등 슈퍼스타들은 딜런의 노래를 취입했다.
 
국내에서는 김광석이 남긴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의 원곡이 있다. 딜런의 '돈 씽크 트와이스 잇츠 올라잇'(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을 번안한 곡이다.
 
딜런의 노래는 다양한 인용과 비유, 언어유희를 담은 사회적 가사 때문에 더 유명하다. 2016년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도 수상했다. 당시 스웨덴 한림원은 딜런에 대해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했다.
 
밥 딜런. 사진/뉴시스·AP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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