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가 미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EUA)을 FDA에 권고했다. 화이자에 이어 두 번째 백신 접종 상용화를 앞둔 미국이 최근 확진자 폭증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7월 말 미국 모더나 사와 연방 국립보건원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 19 백신 시제품을 간호사가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FDA 자문기구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이날 모더나 백신 긴급사용 승인 안건 심의 회의를 열고 사용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안건은 찬성 20표, 기권 1표로 결정됐으며 반대표는 없었다.
이에 FDA는 이르면 내일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에 긴급사용승인을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FDA의 승인이 나면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유통되는 코로나19 백신이 된다.
앞서 자문위는 15일(현지시간) 54쪽짜리 보고서를 통해 모더나 백신을 "코로나19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며 "EUA를 발행하지 못할 만한 특별한 안전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모더나의 백신은 3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94.1%의 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을 생성하기 위해 '메신저 리보핵산(mRNA)' 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효능과 유통 보관 측면에서 화이자를 뛰어넘는다는 게 모더나 측 주장이다.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 증상을 차단·완화하는 효과뿐 아니라 무증상 감염 방지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냉각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이 가능해 변질 우려도 낮다.
FDA 승인 결정이후 백신 배포가 시작되고 실제 접종은 이르면 다음 주 월요일(21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연말까지 보급될 백신 물량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각각 2000만, 2500만분이다.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3월 말 존슨앤드존슨의 백신 후보 물질 연구에 4억5600만달러(한화 약 5000억원) 지원 방침을 밝힌 이후 백신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5월 백신개발 총괄 팀 ‘초고속 작전’ 팀이 본격적으로 활동한 이후 미국은 지난 7월 화이자와 1억회분, 8월엔 모더나와 2억회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는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오전 9시40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1759만2625명, 사망자 수는 31만7522명으로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높다. 지난 12일 누적 감염자가 1600만명을 넘긴 이후 닷새 만에 100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겨울철 대유행이 본격화된 데다가 추수감사절이 끼면서 확진자가 폭증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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