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은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 10조원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 코로나 풍파를 정면으로 돌파한 진단분야와 함께 어려운 상황 속 국내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3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해외 기술수출은 총 10조1492억원(13건)을 기록했다. 특히 업계를 주도한 전통 제약사가 아닌 바이오벤처 중심의 돌풍이 거셌다. 기존 기술이전 강자인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JW홀딩스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전체 기술수출 금액의 80%를 바이오벤처가 일궈냈다.
항체-약물 복합체(ADC) 전문기업
레고켐바이오(141080)는 4월과 5월 ADC 원천기술 및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연달아 기술이전하며 포문을 열였다. 각각 4960억원, 2720억원에 해당하는 계약이다. 레고켐바이오는 10월과 12월에도 항암제 후보물질을 중국 시스톤(4000억원), 미국 픽시스 온콜로지(3255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올해 13건의 업계 기술수출 가운데 4건을 담당했다. 총 계약 규모는 1조4935억원으로, 업계 상위 업체들의 한 해 매출액과 맞먹는 수치다.
알테오젠(196170)은 6월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한 곳(비공개)과 4조7000억원 규모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 수출이전을 성사시키며 올해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 1조원 대 기술수출 체결 이후 약 반 년만의 추가 성과다.
5월 오스트리아 이아손과 16억원 규모의 전립선암 진단 방사성의약품 계약을 체결하며 시동을 건
퓨쳐켐(220100)은 9월 중국 HTA와 6500억 규모의 추가 계약으로 성과 규모를 키웠다.
올릭스(226950) 역시 10월 프랑스 테아오픈이노베이션과 4565억원 규모의 습성황반변성 및 망막하섬유하증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고, 보로노이도 같은 달 미국 오릭에 7200억원 규모로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및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전통 제약사들 역시 역대급 기록에 힘을 보탰다.
한미약품(128940)과
유한양행(000100)은 8월 각각 MSD, 프로세사 파마수티컬과 비알코올성지방간염치료제(1조273억원),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제(5000억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JW홀딩스(096760) 역시 10월 중국 산둥뤄신제약그룹에 440억원 규모의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제를 수출했다. 올해 증시에 입성하며 돌풍을 일으킨
SK바이오팜(326030)도 같은 달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5790억원 규모의 뇌전증 신약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 대비 영세한 규모를 갖춘 국내 바이오기업의 경우 원천기술을 제공하는 기술수출이 현 단계에선 성과를 높이고, 위험 요소를 줄이는 최적의 모델"이라며 "특히 바이오벤처 중심으로 두드러진 성과는 최근 수익성이 주춤하고 있는 전통 제약사들에게 방향성을 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미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