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연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것으로 예상하면서 본격적인 투자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회사채 및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대폭 늘리면서 공격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성장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카드사들이 올해 코로나19 확산 둔화로 민간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규모 투자 차입 계획을 내놓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대규모 차입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우리카드는 올해 무보증사채와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전년보다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먼저 무보증사채의 발행한도는 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 늘었다. 지난 2019년 12월말 자기자본 대비 183.4%이다. 단기사채 발행한도도 지난해보다 4000억원 증가한 2조9000억원으로 확충한다. 직전 자기자본 대비 171.6% 수준이다. 발행한도 확대는 바로 차입을 실행하는 게 아닌 사전에 한도를 늘려 대비하는 차원이다.
국민카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권발행 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회사채 발행한도는 3조7000억원으로 설정했다. 2019년 12월말 자기자본 대비 91% 규모다. 단기사채는 2조1000억원으로 직전 자기자본의 51.65% 수준이다.
앞서 신한카드도 단기사채의 발행 한도를 증액한 바 있다. 지난 7월 단기사채 기존 발행한도를 1조원 확대한 3조5000억원으로 늘렸다. 직전 사업연도 자기자본 대비 절반 이상인 56.8%를 기록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코로나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차입 계획을 내놓는 데는 연내 민간소비 지출이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코로나 확산세가 그치고 소비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3분기부터 소비 회복으로 카드 결제액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카드승인금액은 22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신장했다.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자금조달 규모를 확대하는 이유로 꼽힌다. 최근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이 하락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분주하다. 신규 수익 창출원으로 부상한 자동차 할부금융, 빅데이터, 신용평가(CB)업, 해외 사업 등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특히 올해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플랫폼 역량을 높이는 데도 작지 않은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업계는 제도적으로도 자본 확충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카드사의 신사업 진출을 위해 레버리지 한도를 6배에서 8배로 확대해 재무 부담을 줄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본규제 완화에 따른 비카드 영업자산 확대로 성장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조달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업계 분위기는 할부금융 쪽으로 사업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후발 카드사가 본격 진출하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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