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해외법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할 경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역발상에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그치지 않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해외법인에 잇달아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해외법인에 직접 투자 또는 지급보증 방식을 활용한 신용공여에 나서고 있다. 롯데카드는 내년 상반기에 베트남 법인 '롯데파이낸스'에 153억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올 초 2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추가 지원이다. 이번 신규 투자로 지급보증을 제외한 '누적 출자 및 투자액'은 약 1200억원으로 늘었다. 롯데파이낸스는 현지에서 할부 및 소비자금융을 비롯해 신용카드 영업을 개시하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다른 카드사들은 지급보증 방식으로 신용공여에 나서고 있다. 지급보증을 통해 해외 법인의 차입금리를 낮춰 자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신한카드는 이달 23일 카자흐스탄 법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에 42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앞서 지난 8월과 10월에도 각각 30억원, 80억원의 지급보증을 실시한 바 있다.
국민카드도 이달 인도네시아 법인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가 현지에서 약 5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앞서 9월에도 인도네시아 법인에 두 번에 걸쳐 2900억원의 지급보증을 실시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해외법인 투자를 확대하는 건 내년부터 각국에 코로나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뒤 나타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인프라가 부족한 해외 현지에 비대면 사업을 확장할 경우 코로나 이후에도 시장을 지속해서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의 경우 현재 모바일 인프라가 성장하는 분위기"라며 "우리나라와 달리 신용카드 인프라 구축이 미약해 현금에서 바로 모바일로 금융 서비스가 단계를 뛰어 넘어가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신한카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해외법인에도 적용해 시스템 고도화에 돌입했다. 비대면 방식의 대출 프로세스와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 신용평가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카드도 캄보디아 법인에 모바일 앱 시스템을 확장 구축하는 등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업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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