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HMM(011200) 노사가 임금협상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사상 초유의 파업 위기에 놓였다. 31일 최종 조정회의에서도 협상이 결렬되면 HMM의 정기 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출입업체 지원을 위해 투입한 임시선박도 운항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오는 31일 2차(최종) 조정회의를 열고 임금인상 폭에 대한 협상을 벌인다.
노사는 지난 23일 열린 1차 조정회의에서 입장차만 확인했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선원 노조)은 임금이 지난 8년간 동결된 만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8%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내년에도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높고 채권단 관리체제인 상황에서 임금을 급격히 높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HMM 선원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HMM해원연합노동조합
노조는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2차 조정회의가 불발되면 곧바로 1월1일부터 승선 거부 등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이다.
물론 사측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재신청을 할 경우 15일간 쟁의행위를 유예할 수 있다. 노조법을 보면 중재는 노동쟁의 당사자인 노사 쌍방이 함께 신청하거나, 일방이 단체협약에 의해 신청했을 때 개시하도록 돼 있다. 중재기간에 벌이는 파업은 불법이다.
하지만 노조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위원장은 " 파업을 못한다고 해도 그간 선원이 얼마나 열약한 상황에서 근무했는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피력할 것"이며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집단사표를 내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노사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물류대란 우려도 높아진다. 특히 HMM이 수출입 업체 지원을 위해 투입 중인 임시선박도 운항이 중단될 공산이 크다. HMM은 지난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매달 1척 이상의 임시 선박을 부산-미주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선박 1척이 부산항을 출발해 미주 동부지역인 조지아주 사바나항으로 향한다.
이 선박들은 나용선(BBC) 방식으로 취득한 것이다. 정기용선의 경우 선원 및 선박 관리는 선주가 하고 해운사는 배만 빌려 운항하는 것과 달리 나용선은 선원과 선박관리 모두 해운사에서 담당하다. 이는 임시선박을 운항하는 선원들이 HMM해원연합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인 것을 의미한다. 곧 노조가 파업을 하면 임시선박까지 운항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양측이 협상모드로 선회할 여지는 있다. 전 위원장은 "앞으로도 8% 임금인상안을 고수할 계획"이라면서도 "노조도 명분 없는 파업은 안하고 싶다. 회사가 먼저 성의를 보여야 다음을 기약하자고 조합원을 설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MM 관계자는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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