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겨울철 추운 날씨는 우리 몸의 다양한 영향을 주는데 뇌혈관도 예외는 아니다. 날씨가 추워지거나 온도가 갑자기 변하면 혈압의 변동이 심해지고, 혈관 수축이 발생하면서 혈관이 터지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1월이 평균 2319명으로 가장 많았다. 날씨가 추워지거나 온도가 갑자기 변하게 되면, 자율신경계 중에서 교감신경이 영향을 받아 혈압의 변동이 심해진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 수축이 발생해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 저하돼 혈관이 약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쉽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환을 통칭한다. 뇌혈관이 막히면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면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부른다. 뇌졸중이 치명적인 이유는 영구적인 손상인 경우가 많아 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는데, 흔히△팔, 다리의 마비, 감각 이상, △한쪽 얼굴의 마비로 인한 얼굴의 비대칭, △발음 장애 및 언어장애, △두통, △어지럼증, △구역 및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심하면 의식이 저하되어 회복이 안 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뇌졸중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외래로 방문해도 되지만, 최대한 빨리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므로 119의 도움으로 빨리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 모든 뇌졸중에 골든타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큰 뇌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증상 발생 후 3시간까지 혈전용해제를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이 치료의 골든타임이다. 간혹, 증상이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며 몇 시간 정도 기다려 보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 복용, 민간요법 등으로 병원으로 오는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다.
허혈성 뇌졸중의 치료에서 혈전용해제를 정맥 투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치료지만, 혈전용해제를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나 혈전용해제를 투여해도 막힌 혈관이 뚫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최대 8시간(경우에 따라서는 24시간)까지 혈관내치료로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다. 혈관내치료란 사타구니를 약 2~3mm 정도 절개해 대퇴동맥에 도관을 넣어 뇌졸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혈관에 도관 넣어 뇌졸중을 치료하는 혈관내치료는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 출혈성 뇌졸중도 출혈을 일으킨 혈관 이상 부위에서 재출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혈관내치료를 시행하는데, 특히 지주막하출혈을 유발하는 뇌동맥류는 혈관내치료인 코일색전술로 출혈을 막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신희섭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관내치료의 치료 효과가 매우 뛰어나 급성 허혈성 뇌졸중의 치료에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아 국내에서는 전체 뇌동맥류의 약 60%를 혈관내치료로 치료한다"라며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의 자료에 의하면 2019년 한 해에 3500여건의 혈관내치료로 급성 뇌경색을 치료했다"라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전조 증상이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전조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다. 만약 초기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병원에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뇌졸중의 악화를 막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물건을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는 정도로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의 이상, △얼굴이 마비되거나 감각의 이상,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 △극심한 두통, △어지럼증 등이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 과로, 수면부족 등의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전조증상을 항상 기억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료/강동경희대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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