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어워즈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일정을 연기했다.
5일(미 현지시간) 그래미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오는 31일 열릴 예정이던 제63회 시상식을 3월14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레코딩 아카데미와 시상식 중계사인 CBS는 "보건 전문가, 진행자, 출연 아티스트들과 진지하게 논의한 끝에 제63회 그래미 시상식 방송 일정을 재조정하게 됐다"고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어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의료서비스와 중환자실(ICU) 수용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주 및 지역 당국도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상황에서 행사를 미루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음악산업 공동체 구성원들, 행사 제작을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해온 수백 명 인원의 건강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도 강조했다.
매년 1월 초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리는 그래미어워즈는 평균 약 1만8000명 이상 관객이 자리한 가운데 치러진다.
미국 음악 매체 롤링스톤에 따르면 주최 측은 올해 시상자·공연자만 현장에 참석하고 후보 가수들도 원격으로 수상하는 무관중 행사를 계획했으나, LA 지역에서 확산되는 코로나 탓에 일단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LA 카운티는 현재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82만 명, 총 사망자는 1만여 명에 달한다.
방탄소년단, '제61회 그래미 어워드' 출연 모습.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번 시상식은 방탄소년단(BTS)이 국내 대중가수 최초로 후보로 올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지난해 11월25일(한국시간, 미국시간 24일)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지명했다. 한국 클래식·국악 관계자가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적은 있었으나, 한국 대중음악 관계자가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그래미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로, 2012년 시상식부터 신설됐다. 듀오 또는 그룹, 협업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음악인에게 수여한다.
방탄소년단은 이 부문에서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인텐션스',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겨룬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단독 무대를 펼칠지도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공연자 명단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그룹은 국내 가수로는 최초로 지난해 '올드 타운 로드' 열풍을 일으킨 릴 나스 엑스의 무대에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영 서그 등과 함께 선 바 있다.
그래미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이미 단독 무대를 가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촬영한 영상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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