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에 불법 난입, 폭력 점거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6일(현지시간) 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미 국회의사당을 침범했다. 지지자들은 금속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외벽을 타넘어 의회에 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의회 경비 경찰과 지지자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을 포함한 여러 명이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총에 맞은 여성 한 명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혼란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선언문을 낭독할 예정이었던 마크 펜스 부통령과 상·하원 의원들은 긴급 대피했고 낭독 일정과 합동회의가 중단, 의사당은 봉쇄됐다.
사상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발생했다.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들의 목소리가 침묵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지지자들을 자극시켰다. AP통신은 이 같은 사태를 유발한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고 근거 없는 선거 조작 주장과 최근 연설, 트윗 등의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난입 사태를 두고 "위대한 애국자들이 성스럽고 압도적인 선거 승리를 인정사정 없고 포악하게 빼앗겼을 때 벌어지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자신 지지자들을 "매우 오랫동안 부당하고 나쁜 대우를 받아왔다"고 두둔했다. 이어 "애정을 갖고 평화롭게 집으로 돌아가라"면서도 "오늘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의회 난입을 "시위가 아닌 반란"이라고 칭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본 적 없는 법치주의에 대한 공격이자 성스러운 미국인의 약속에 대한 공격"이라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선 "얼마나 좋고 나쁜 대통령이든 대통령의 말은 중요하다"며 "맹세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당장 국영 방송에 나서라"고 일갈했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경찰의 저지 울타리를 무너뜨리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인단 투표 확인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 수천 명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모였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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