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난해 카드모집인 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비대면 카드 발급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당분간 코로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카드모집인수는 지속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카드모집인수가 역대 최저 수준인 9217명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모집인 수는 921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만1382명) 대비 19% 하락했다. 지난 2013년 카드모집인 수 집계 이후 최저치다.
카드모집인 수는 지난 2016년 정점을 찍고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카드모집인 수는 2만2872명으로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그 이후인 △2017년 1만6658명 △2018년 1만2607명 △2019년 1만1382명 등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그렸다.
지난해 카드모집인 수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데는 코로나가 직격탄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카드 발급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코로나 감염 위험이 커지자 소비자들이 비대면 발급으로 발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온라인 채널 신용카드 신청 비율은 37.9%로 전년 말 대비 11.3%포인트 증가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카드사들은 온라인 모집에 더욱 집중하고 나섰다. 토스, 삼성페이 등 핀테크 플랫폼사와 제휴를 통해 고객 모집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예컨대 핀테크 플랫폼에서 카드 발급 시 소비자에게 직접 5만~1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카드사들은 이 같은 온라인 발급이 카드모집인을 활용하는 것보다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이다. 카드모집인이 카드 1장당 발급 시 제공하는 수수료가 15만~20만원에 달하는 반면, 핀테크 플랫폼과는 마케팅 비용을 분담하고 있는 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모집인에 제공하는 모집 비용보다 온라인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아직은 낮다”며 “플랫폼마다 계약 조건이 다르지만 마케팅 비용을 분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용 카드'를 확대하는 것도 카드모집인이 줄어드는 이유로 꼽힌다. 카드사들은 최근 카드 신청부터 발급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디지털 전용상품을 늘리고 있다. 신한카드 '예이',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언택트 에어' 등이 지난해 선보인 대표적인 모바일 전용 카드다. 카드사들은 절약한 마케팅 비용을 디지털 분야 등과 관련한 카드 혜택으로 재투자해 고객을 유인하기도 한다.
발급 실적이 줄어들면서 스스로 카드사를 떠나는 모집인들도 늘고 있다. 오프라인 발급 비중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익이 위축되자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발급 건수가 유지되는 대출모집인으로 적을 옮기는 상황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1사 전속주의가 없었던 과거에는 카드모집인이 직원을 다시 고용하는 기업형 구조로 운영됐기도 했다"며 "최근에는 코로나 여파로 오프라인 발급이 줄면서 수익 악화로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 감염이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카드모집인 수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오프라인 카드 발급이 급감한 것은 코로나 여파로 오프라인 모집 자체가 어려웠던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온라인 발급 증가는 하나의 트렌드로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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