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포괄적·경제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미·중 갈등 속 동아시아 글로벌벨류체인(GVC)에 대한 중국 비중이 감소할 수 있는 만큼, CPTPP를 통한 중간재 수출 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바이든 시대 국제 통상 환경과 한국의 대응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의 통상정책은 동아시아 GVC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바이든은 다자간 협력과 국제규범 준수를 통한 자유무역을 지향하고 있지만 새 국제무역규범 수립에서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며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한·중·일 삼국이 긴밀히 연결된 동아시아 GVC의 판도 변화 가능성을 예견했다.
미국의 수입 감축과 CPTPP 발효 등 요인으로 동아시아 GVC에서 중국의 중간재 수출입 비중이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세안 국가를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GVC로 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대목이다. 더욱이 중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19일 ‘바이든 시대 국제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CPTPP 가입은 대중 수출의존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2013년 방한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당시 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
송영관 연구위원은 돌파구로 CPTPP의 조속한 가입을 제언했다. 중간재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서는 중간재 생산 중소기업들의 관세를 완화할 수 있는 CPTPP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송 연구위원은 “CPTPP 가입은 미·중 갈등 지속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촉진해 대중 수출의존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내기업이 CPTPP의 높은 시장개방 수준과 누적원산지 기준을 활용해 CPTPP 역내 GVC에 효과적으로 편입할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PTPP 가입 일정도 최대한 앞당길 것을 주문했다. 최근 가입에 관심을 표명한 중국이 CPTPP 가입협상을 시작하면 장기간의 협상 정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이 중국보다 빨리 가입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송 연구위원은 “중국이 국영기업 체제를 유지하는 한 CPTPP 가입이 어렵고 CPTPP 규범에는 중국이 수용하기 힘든 조항이 많기 때문에 중국 가입 협상이 시작되면 굉장히 늦어지게 된다”며 “중국하고 우리가 같은 그룹에 속하게 되는 순간 CPTPP 가입은 거의 멀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빠른 가입을 위해서는 미국과 동시에 가입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봤다.
송 연구위원은 “CPTPP를 가입 하기 위해선 바이든이 미 국회 상하원을 차지한 민주당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TPP는 중국 견제의 의도가 크기 때문에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 경제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보완하기 위해 양질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위한 정책도 주문했다.
송 연구위원은 “양질의 FDI 유치는 한국경 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투자를 증가 시키고 새로운 GVC에서 한국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을 통한 타국과의 경제통합으로 한국의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국내 정책과 제도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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