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9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17개월째 기준 금리 동결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금통위는 지난 2008년 2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지금까지 여섯차례 인하하면서 2%대로 꽁꽁 묶고 있다.
하지만 주요 기관과 전문가들은 7월이 마지막 동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투어 내고 있다.
◇ 물가상승 압력 증가
국내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 동결 명분은 약해지는 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등 인상 요인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산한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2%로 수출이 늘고 내수 경기까지 회복되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4.5%에서 5.75%로 상향시켰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월 한국의 계절조정 실업률이 3.2%로 지난 2007년 12월 3.1%에 근접했다는 내용을 내놓기도 했다. OECD 회원국 실업률 평균이 8.7%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8일 "하반기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물가안정기조 유지할 것"
하지만 지나친 저금리 장기화로 물가 부담 압력은 커지고 있다. 윤 장관은 "하반기에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해 물가관리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 역시 "더 큰 물가 압력에 유의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을 물가안정기조에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각종 경제지표,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물가 관리 부담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종사자 1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71%가 7월 금통위를 '동결'로 점쳤다. 하지만 전달 96.4%가 동결을 예상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아진 수치다.
◇ `인상 시기 임박` 전망 지배적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8, 9월쯤 한국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이번에 올려도 이미 금리를 상향 조정한 호주, 인도에 비하면 뒤쳐진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지난 7일 "이번달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은 적어도 50%는 된다"고 밝혔다. IMF도 "한국은행이 서서히 정책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요부문에서의 인플레이션 가능성,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그리고 한은총재를 비롯한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정책 수장들의 인식변화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성태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7월에 유럽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이란 점과 5월부터 금리인상 가능성이 나왔기 때문에 두달 만에 올리는 건 좀 빠른 것"이라며 "당장에 올려도 되겠지만 시기에 맞는 모멘텀이 2% 부족하다"고 밝혔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김중수 총재가 5월부터 GDP갭, 물가 등을 거론하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수순을 밟아왔다"며 "당장 금리인상을 해도 문제는 없겠지만 하반기 경제전망이 다음주에 나오는만큼 이번 달에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준 후 다음달에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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