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적자의 늪' 삼성중공업…지난해 적자 7660억원
매출액, 전년비 소폭 감소한 6조8600억원
"일회성 비용·코로나19 여파"
2021-02-02 16:34:50 2021-02-02 17:03:54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삼성중공업이 4분기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지난해 연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로써 2015년 이후 6년 연속 적자에 빠지게 된 가운데 올해 늘어난 수주를 기반으로 흑자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중공업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액 6조8600억원, 영업손실 7660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고 2일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전년보다 매출은 6.7%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1500억원가량 불어났다. 
 
4분기의 경우 매출 1조6650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건 원유 시추선(드릴십) 계약 해지 관련 소송 이슈가 해소되면서 충당금이 환입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4분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내내 적자 성적표를 받게 됐다. 1분기 478억원에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는 7077억원,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특히 2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4분기 흑자에도 연간 적자가 커졌다.
 
삼성중공업은 고유가 시절 드릴십을 잇달아 수주했는데 이후 원유 수요가 줄고 가격도 하락하면서 선주사들이 계약을 파기했다. 이에 따라 인도하지 못한 시추선 5대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 등 4540억원을 2분기에 반영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내게 됐다. 다만 관리를 위해 실제 지출한 금액은 수백억원대며 나머지는 예상 손실을 추산한 장부상 비용으로, 실제 현금을 쓴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래픽/구선정 디자이너
 
이밖에 코로나19로 인한 수주 감소와 해양프로젝트 공정 지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간 적자가 불가피했다. 지난해 수주 실적은 목표액 84억달러의 65%인 55억달러(한화 약 6조140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개선된 시황을 발판 삼아 실적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남은 수주량은 217억달러(24조2200억원)며 올해 수주 목표액은 78억달러(8조7200억원), 매출액 목표는 7조100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6조8600억원보다 4% 높였고 수주 목표는 42%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도 올해 해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선박 주문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발주량을 지난해 대비 21% 증가한 238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또한 지난해 3분기부터 수주가 다시 이어지면서 올해는 상황이 전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지난해 말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8150억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에도 LNG선 1척(1993억원), 컨테이너선 2척(2292억원)까지 주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카타르에서 국내 조선사들을 상대로 발주한 약 24조원의 물량도 올해 하반기부터 건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유가 급락 영향으로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는 발주 개선세가 확연한 컨테이너선과 유가 회복에 따른 해양 생산설비 수주를 통해 반드시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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