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농촌기본소득, 복지부 심의 등 추진계획 차질
시·군별 설명회·대상지역 공모 등도 연기…사업 미뤄지나 우려도
2021-02-07 06:00:00 2021-02-07 0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도가 7월부터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실시키로 했으나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애초 지난해 12월 중 보건복지부에 사회보장심의위원회를 신청하고 3월까지 시범사업 대상 1개면을 선정키로 했다. 하지만 사회보장심의 신청이 두 달 넘게 감감무소식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역화폐를 통한 기본소득 지급'을 주창한 가운데 국내 첫 농촌기본소득 실험이 제대로 진행될지 관심을 모은다. 
 
7일 복수의 경기도 관계자에 따르면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첫 단추인 복지부 사회보장심의는 이달 말이 되어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가 설계한 농촌기본소득 추진절차로 따져봐도 석 달 가까이 지연되는 셈이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농촌기본소득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12월까지 중 실험계획 수립과 예산반영을 마무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례를 제·개정한 뒤 복지부 사회보장심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사회보장심의는 정부가 새 복지정책 등을 만들 때 기본계획과 재정소요 등을 협의해 정책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농촌기본소득을 본격 진행하려면 반드시 거처야 할 관문과 같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하기로 했던 이 절차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경기도는 1월엔 "농촌기본소득 실험을 조금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신청을 늦췄다"며 "이달 중 사회보장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으나 지난달에도 못 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경기도가 그간 거듭 공언한 바에 따르면 늦어도 7월 중엔 농촌기본소득 실험이 시작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시·군별 설명회를 거쳐 시범사업 대상 공모와 사전조사, 평가 및 선정 등이 모두 끝나야 한다. 경기도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2월 복지부 사회보장심의를 마친 후 1월 시군·별 설명회를 하고 지금은 시범사업 대상 공모와 평가가 한창 진행 중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정도 꼬였다.
 
경기도 안성시의 한 옥수수농장. 사진/뉴시스
 
경기도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 3000~5000명의 도내 1개면을 정한 후 2년간 기본소득을 주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이 지사의 핵심 공약인 데다 특정 지역에 장기간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건 국내 처음이라서 경기도의 계획은 큰 관심을 모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기본소득 지급이 공론화된 상황과 맞물려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이 지사의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일정 지연으로 역효과가 우려될 판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계획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데 일단 이달 중엔 복지부 사회보장심의를 정식 요청할 방침"이라면서 "시·군별 설명회 일정 등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시간과 장소 등의 제약을 극복하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7월 안으로 농촌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한다는 건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망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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