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기아, 벤츠, BMW 등 자동차 업체 12곳이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를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르노삼성, 쌍용, FCA(피아트-크라이슬러) 3곳은 과거 초과 달성분을 이월해도 기준 미달에 따라 총 8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환경부가 공개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의 이행실적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미달성한 곳은 12개 자동차 업체였다.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는 자동차 제작사별 연간 판매된 차량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준 이하가 되도록 온실가스 저배출 차량의 생산·판매를 유도한다. 15인승 이하의 승용·승합차, 3.5톤 미만의 소형화물이 대상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은 2019년 110g/km였다. 2016년 127g/km였던 배출 기준은 2017년 123g/km, 2018년 120g/km였다. 지난해에는 97g/km로 강화됐다.
2018년까지 대부분의 제작업체가 기준을 만족했으나 2019년에는 19개 업체 중 12개 업체가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 2020년 실적은 2021년 3월 말 제출하는 관계로 아직 기준 달성 여부를 알 수 없다.
기준을 미달성한 12개 업체 중 기아, 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혼다, 포드, 볼보, 캐딜락, 포르쉐 등 9개 업체는 과거 초과달성분을 이월하는 경우 기준을 충족한다. 다만 르노삼성, 쌍용, FCA 등 3개 업체는 과거 초과달성분을 이월하더라도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
현행 기준 미달성할 경우에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과징금 부과 대상이다. 때문에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3개 업체는 향후 3년간의 초과달성분으로 미달성분을 상환하거나 타 업체와의 실적거래를 통해 미달성분을 해소해야 한다.
2019년 기준 르노삼성의 잠정 예상 과징금은 393억원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는 쌍용 389억원, FCA 24억원 수준이다.
배출량 기준은 앞으로 더 강화된다. 환경부는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97g/km로 정했다. 2025년 89g/km, 2030년 70g/km로 단계적으로 기준이 강화된다.
환경부는 강화되는 온실가스 기준의 적용에 따라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 판매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연기관차 비중이 감소하게 돼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자동차 업계가 강화되는 온실가스 기준에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무공해차 보조금 지원 등을 확대하고 제도 이행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15일 르노삼성, 쌍용 등 12개 자동차업체가 지난해 온실가스 관리제도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자동차로 혼잡한 도로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